"미선-효순사건, 미군 중대장도 책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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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전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이 일어난 지 3년. 검찰은 외교관계 등을 감안해 수사기록을 거부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27일 대법원의 수사기록 공개 판결이 내려진 후 마침내 미국(CID)의 수사 기록과 주요 증인들의 진술서가 공개됐다.

MBC 시사고발프로그램 'PD수첩'은 오는 28일 방송에서 1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수사기록과 비공개 증거사진 등을 입수해 사건을 분석한다. 또 사건의 최초 목격자와 사건 당사자인 페르난도 니노, 마크 워커 등의 인터뷰도 방송한다.

이 사건 발생 당시 사건을 수사한 주한 미군과 한국 검찰은 "사고 장갑차 운전병(워커)은 시야의 사각지대로 두 여중생을 볼 수 없었고, 관제병(니노)은 통신 장애로 두 여중생이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운전병에게 알리지 못해 사고가 났다"고 발표했다. '통신장애'가 사고의 주된 원인이라는 이유로 워커와 니노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PD수첩'이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마주 오던 장갑차 승무원들은 사고 30미터 전방에서부터 멈추라는 고함과 수신호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워커 또한 "그들의 수신호를 보았으니 그것이 멈추라는 뜻인지 알아채지 못했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워커와 니노 사이의 거리도 팔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82cm에 불과했다.

사고 전차의 바로 앞 차량을 운전하고 있던 조슈아 레이는 중대장이었던 메이슨의 지휘 책임을 지적했다. 당시 차량 대열 선두에 있었던 호송차량 지휘관 메이슨 중대장은 "여중생을 주의하라'는 경고 내용이 무전으로 전달됐다"고 주장했으나 중대장이 타고 있던 컨보이 차량의 운전병 폭스는 "당시 중대장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워커의 변호사 가이워맥도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진실을 공개한다"며 "재판이 적절하게 진행됐다면 관제병 니노의 과실은 명백한 유죄이며 중대장도 지휘 책임을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미국으로 돌아가 군을 떠난 니노와 워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워커는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4시간 이상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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