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직 신임 한전 수석부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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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육사12기로 수경사령관을 역임한 전력을 의식하고 그를 첫대면하는 사람은 잠시 당혹감을 느낀다. 얼굴모습은 강인한 인상을 주지만 대화를 나누어보면 31년간 군에 몸담았던 사람이 그토록 온화할 수 있을까 의심할 정도기 때문. 『사회 초년병입니다.』
간략한 취임 소감이지만 주저없이 『잘 부탁한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그러나 엄격히 말하면 초년병시절은 지났다. 지난해 8월 육군소장으르 예편한 뒤 5개월만인 지난 1월12일 동자부 정책자문위원으로 위촉받고 경복궁 돌담너머 중앙청이 마주보이는 방에 첫「출근」한 후 이미 2달이 지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캐나다·유럽 등을 돌며 원전관계자들과 만났고 삼천포·평택 등 국내발전소 건설현장을 둘러보는 등 주로 현장중심의 에너지 공부도 해왔다.
-예편직후에는 무얼 하셨읍니까?
『집에 들어앉아 역사책 좀 뒤적거렸지요. 역사란 과거와의 대화 아니겠습니까. 많은 도움이 됐읍니다.』
퇴역후 약 1달간 혈혈단신 배낭을 메고 「반성과 백숙」속에 강원도 일대의 산간마을과 해안지방을 거의 민박으로 돌고온 후에는 여의도 장미아파트 자택에서 독서에만 몰두해 왔다고 밝힌다. 요즈음도 매일 아침신문기사를 놓고 시사성있는 경제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31년간의 군생활을 돌이켜보는 질문에는 『야전에서 병사들과 함께 능선을 넘으며 맛보던 일체감을 잊을수 없다』고 한다.
-요즈음 강력히 추진되고 있는 정화운동에 대해서는….
『기필코 정립되어야할 우리민족의 새로운 가치관이지요.』
lm77cm의 거구에 틈나는대로 행하는 요가때문인지 건강만점이란다.
독실한 기독교인이며 부인 홍숙자여사(45)와의 사이에 2남1여. 장남은 올해 육사2연생이 된다. 꿋꿋한 군인으로 키우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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