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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인하 효과" vs "생존권 위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알뜰주유소를 둘러싼 찬반 양론이 뜨겁다. 찬성하는 쪽에선 알뜰주유소의 등장을 통한 유류 가격 인하 효과에 주목한다. 반대하는 이들은 "알뜰주유소가 지나친 가격경쟁을 부추겨, 주유소 업주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반박한다.

24일 현재 유가 정보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시내에서 가장 휘발유 값이 저렴한 주유소 상위 10곳 중 3곳이 알뜰 주유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9월 말 현재 알뜰주유소는 총 1117곳으로 전체 주유소의 8.9%에 그치지만 가격 경쟁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다른 7곳의 주유소도 알뜰주유소와 경쟁관계에 있거나, 주유소가 밀집해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4일 기준으로 서울에서 휘발유 값이 가장 저렴한 곳은 서울 구로구 경인로에 있는 대복주유소로 리터당 1666원이다. 이어 같은 지역에 위치한 알뜰주유소인 알뜰풀페이주유소는 리터당 1667원에 휘발유를 팔고 있다.

서울 광진구도 기름값 인하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유명하다. 광진구 군자역을 중심으로 반경 3㎞ 이내에 18개의 주유소가 밀집해 가격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자가상표주유소인 태양주유소의 휘발유 값 인하를 시작으로 알뜰주유소와 정유사 소속 주유소들이 주거니 받거니 휘발유 값을 내린 덕에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재 이곳의 주유소들은 휘발유를 리터당 1685원~1699원 선에서 판매한다.

다른 지역에서도 알뜰주유소가 기름값 인하 경쟁을 이끈다는데 이견이 없는 편이다. 실제 알뜰주유소의 9월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817.22원으로 전국 평균(1863.04원)보다 45.82원이 싸다. 한국석유공사는 2015년까지 알뜰주유소를 1300개로 확대하는 등 알뜰주유소의 덩치 키우기에도 힘을 실어준다는 계획이다.

이런 알뜰주유소의 성장세를 불편한 시선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알뜰주유소의 성장으로 인해 경쟁이 격화돼, 기존 주유소 운영자들의 어려움이 커진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실제 지난해 한 해 동안 폐업한 주유소는 310개로 전년에 비해 42%나 늘었다. 주유소 운영자 모임인 한국주유소협회는 물론 정유사 관련 단체인 대한석유협회도 알뜰주유소에 대해 달갑지 않은 입장이다.

대한석유협회 측은 “알뜰주유소는 민간이 아닌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를 통해 전환 보조금을 지원받아 일반 주유소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일반 주유소의 생존을 위협하는 알뜰주유소에 대한 정부재정 지원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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