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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추적] "태권도 마케팅에 국민적 지원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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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진인사대천명의 심정입니다."

조정원(58)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는 요즘 하루가 25시간이라도 모자란다. 분초를 아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에게 문서를 보내고 관계자들을 만난다. IOC 측에서 "지난 몇 달간 WTF로부터 받은 문서가 지난 5년간 받은 것보다 많다"고 말할 정도다.

조 총재는 지난달 29일부터 열흘 동안 유럽 4개국을 돌며 8명의 IOC 위원을 만났다. 지난 1년간 20여 개국을 다녔다.

지난 3일 로잔 IOC 본부에서 북한의 장웅 국제태권도연맹(ITF) 회장과도 만났다. 두 기구의 통합을 위해 이달 말 실무회담을 추진 중이다. 태권도계가 내부적으로 분열돼 있다는 소리를 잠재우기 위해서다.

직접적인 '로비'는 자제한다. "역풍을 맞을 수 있고, 다른 종목보다 조바심을 낼 경우 득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WTF 관계자는 "지난 1년간 해온 개혁작업을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길(60) 대한체육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도 해외 출장 중이다. 지난 11일부터 27일까지 중국과 북미.남미 대륙을 돈다. 신임 KOC 위원장으로서 각국 NOC와의 유대를 다지면서 태권도를 올림픽에서 지켜내는 게 임무다.

WTF 측은 "연맹이 공개적으로 할 수 있는 활동엔 한계가 있다. 기업들이 태권도 마케팅에 적극 동참해 주는 등 국민적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권도 경기 틀을 바꾸는 작업도 마무리 단계다. WTF는 지난해 12월 개혁위원회를 구성해 경기규칙.마케팅 등 16개 부문별로 수술에 들어갔다. 경기시간 단축(3분 3회전→2분 3회전), 동점일 경우 '서든 데스'제 도입, 경기장 크기 축소(가로.세로 12m→10m) 등. 고난도 기술에 추가점수를 주고, 주먹기술을 득점으로 인정하는 등 점수체계도 바뀐다. 세부 내용은 현재 손질 중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 때는 전자감응식 호구도 도입된다.

취약했던 마케팅.홍보에도 변화가 있었다. 지난 3월 삼성전자와 글로벌 파트너십 계약을 해 2008년까지 WTF가 주최하는 국제태권도대회의 후원을 받는다. 마드리드 세계선수권 TV중계권을 유럽 방송사에 판매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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