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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영어카세트 날개돋친 듯 팔린다|조기교육 붐 타고 27종이 쏟아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최근 몇 달 사이에 국민학교와 유치원 연령층 어린이들에게 영어회화를 가르치기 위한 카세트 테이프의 제작·판매가 크게 붐을 이루고 있어 교재 선택과 지도에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시사영어사는 지난해 10월 초판을 낸 어린이 영어카세트테이프를 지난 5개월 동안 총3판(1판=3천 세트)을 기록했고, 교보문고는 지난해 12월초 서점 안에 어린이 영어 카세트테이프 코너를 신설하여 늘어나는 고객을 맞고 있다.
한국사회전반에 걸친 영어회화 붐, 그리고 문교부의 국민학교 어린이 영어조기교육 허용 등에 힘입어 지난해 가을부터 서서히 일기 시작한 카세트 테이프의 인기는 겨울방학 중이던 지난해 12윌과 지난1월 피크에 달했다는 것이 민영빈 시사영어사 사장의 얘기.
실제로 교보문고의 경우 지난해 가을까지는 거의 팔리지 않던 어린이용 영어 카세트 테이프가 겨울방학이 시작되던 지난해12월과 지난 1월에는 한달 평균 3백 세트가 팔렸다는 것이 진창갑 영업담당. 이사의 얘기다.
이렇게 붐을 이루고 있는 어린이 영어 카세트 테이프는 현재 책과 함께 나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종류가 모두 27가지. 삼성출판사간 『민신자 어린이 회화 카세트』, 브리태니커 한국지사간 『얼리 잉글리시』, 시사영어사간 『잉글리시 더해피웨이』, 부문사간『어린이학습영어』, 국제언어사간『즐거운 어린이 영어』등.
이것들이 다루고 있는 내용의 수준과 카세트 테이프의 질 자체 또한 천양지차를 보이고 있다. 카세트 테이프의 길이와 가격도 크게 차이가 난다.
수준은 유치원 취학전인3, 4세의 유아용으로부터 국민학교 저학년과 국민학교 4학년 이상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수준이 높은 것도 있고 중학교 영어교육을 받기 위한 준비용도 있다.
교과내용은 일본이나 미국의 어린이 영어교육용 카세트를 그대로 복사한 것이 있는가 하면, 나름대로 한국어린이의 정서와 교육수준을 고려하여 개발한 것등 이 명확한 선별 기준 없이 뒤섞여 시중에 나와있다.
대부분의 카세트 테이프는 노래를 들려주어 듣기연습을 시키고, 그림책을 보고 간단한 단어나 짧은 문장을 들으면서 이해하기, 나아가 스스로 어린이들이 말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의 단계별로 그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카세트테이프는 그 가격 또한 크게 차이가 난다. 카세트 테이프 10개에 책 2권으로 된 1세트가 1만8천 원짜리가 있는가하면 비슷하게 테이프 10개에 책2권·카드50장 1세트가 10만8천5백 원에 이르는 것도 있다.
그러나 대체로 책을 포함하여 카세트테이프 1개가 4천 원 선이 일반적인 가격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양도 많고 가격 또한 비싸 어린이용 영어카세트 테이프는 주로 직장과 가정방문의 월부판매 방법으로 보급되고 있다는 것이 삼성출판사 이광현 외국어 사업국장의 얘기. 서점과 방문판매의 비율은 2O대80정도. 아파트촌의 30, 40대 주부가 주된 고객이라고 한다.
최근 성인용 영어회화 카세트 테이프의 연간 매출액이 수백 억 원에 이르니 만큼 어린이용 카세트테이프 시장 또한 개발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
따라서 몇몇 출판사는 어린이 영어교육용 비디오테이프도 올 가을쯤 시중에 내놓을 것 같다.
그러면 어떤 카세트테이프를 골라야 할까. 유진형교수(이화여대·외국어교육과)는 다음 몇 가지를 꼽는다. ▲녹음상태가 좋은 것▲언어학적 교육이념에 충실히 제작한 것▲영·미인 발음으로 녹음된 것▲교육심리학, 나아가 아동 정서교육면을 배려한 것 등.
단어와 문자나열 중심의 교재는 어린이들이 쉬이 싫증을 느끼므로 피해야 한다.
또 영어단어의 발음을 한국어로 표기하여 익히는 것은 일찍부터 완전한 외국어 발음을 읽힌다는 조기교육의 장점의 반대측면, 즉 일찍부터 잘못된 발음을 완벽하게 익히는 결과가 되므로 금해야 한다.
또 카세트 테이프를 포함한 책 등의 모든 교재는 즐겁게 가지고 놀면서 은연중에 발음이나 단어를 익히도록 한 단계씩 발전시켜나간 것이 어린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어 효과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
따라서 미리 부모가 카세트테이프를 들어보아 음질이나 내용을 검토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참고하는 것도 중요하다.<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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