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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팀 연고지, 독도랍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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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스포츠 선수들이 독도 알리미로 나섰다. 경북체육회는 2013년 수영·역도 선수 5명으로 독도 스포츠단을 창단했다. 전국체전을 앞두고 김천에서 훈련 중인 다이빙팀 고은지(왼쪽)와 김나미. [김천=프리랜서 공정식]

10월 25일은 ‘독도의 날’이다. 1900년 이날 고종 황제가 칙령으로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천명했다. 물론 국가 기념일은 아니다. 2010년 국내 민간 단체들이 독도 수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정했다. 2005년 일본 시마네현이 2월 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지정한 것에 맞서기 위해서다.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노력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23일 김천·구미행 KTX 열차 내 방송에서 독도 홍보 영상이 나왔다. 옛 문헌의 고증을 통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종착지 김천에서 만난 ‘독도 스포츠단’도 맥을 함께 한다.

 독도 스포츠단은 경상북도체육회의 주도로 2013년 1월 1일 창단했다. 울릉도·독도를 연고지로 하는 스포츠 실업팀으로,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었다. 수영(다이빙 포함)과 역도 두 종목에 지도자 3명, 선수 5명으로 꾸려졌다. 선수단 전원이 독도 명예주민으로 위촉됐고, 주소지를 독도로 옮기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임근철 경북체육회 사원은 “독도를 연고로 하는 스포츠팀의 운영 실적은 실효 지배의 근거 자료로 축적된다. 나중에 국제사법재판소에 증명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수영 경기장에서는 “독도 이겨라”란 응원소리가 울려퍼졌다. 독도 스포츠단 다이빙팀 김나미(20)가 지난 1일 여자 1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땄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출국 전날 손가락 골절로 인해 눈물의 기권을 한 김나미가 한국 여자 다이빙에 44년 만에 개인전 메달을 안겼다.

 경북체육회 지원 외에는 스폰서가 전무한 독도 스포츠단은 창단 첫 해인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다이빙 금메달 2개 등 8개의 메달을 땄다. 태극기가 걸린 김천수영장에서 고은지(19)와 함께 맹훈련 중인 김나미는 “독도 스포츠단에 입단하면서 독도의 중요성을 더욱 체감했다. 국제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경북체육회는 광복절에 독도에서 하이 다이빙(절벽 다이빙) 국제대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일각에서는 독도 스포츠단에 대해 ‘스포츠의 정치 도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이 정치적 선전 활동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일본과 동메달결정전 승리 후 박종우(25·광저우 부리)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 쓴 종이를 들었다가 메달 박탈 위기에 처했다. 뒤늦게 동메달은 받았지만, A매치 2경기 출전정지 징계는 피하지 못했다.

 정윤수 스포츠평론가는 “선수와 지도자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국내외 스포츠가 민족주의 대결장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휘말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응삼 경북체육회 운영부장은 “국제 스포츠대회 규정을 잘 알고 있고, 이로 인한 분쟁도 원하지 않는다. 김나미는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해 어떤 제재도 받지 않았다”며 “경북도는 분명한 철학을 갖고 독도 스포츠단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억지 주장을 교과서에 담기도 한다. 우리도 스포츠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등 각 분야에서 독도가 우리 땅이란 역사적 사실을 알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천=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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