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서 가장 오래된 동물 그림·배설물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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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봉리 유적에서 출토된 국내 최고(最古) 배설물 덩이(분석).

▶ 신석기인들의 먹을거리를 짐작하게 하는 상어 척추·가오리 꼬리.

한반도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고대 유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 그림과 분석(糞石.배설물 덩이)이 발견됐다.

국립김해박물관(관장 김정완)은 경남 창녕군 부곡면 비봉리에서 발굴한 신석기시대의 저습지와 패총(조개 더미) 유적에서 이 같은 성과를 확인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임학종 학예연구실장은 "신석기시대에서도 아주 이른 시기인 6000~7000년 전 유물들이다. 토기 조각에 선으로 새긴 그림은 멧돼지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그림으로 꼽혔던 부산 동삼동에서 출토된 사슴 그림(신석기시대 중기)보다 앞선 것"이라고 밝혔다.

발견된 그림의 형태는 물고기에 가까우나 등 부분에 돌기가 나 있으며 다리가 두 개 표현돼 있어 네 발 짐승을 형상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임 실장은 또 "사람의 것인지 다른 동물의 것인지는 더 확인해 봐야겠지만 배설물이 화석처럼 굳은 덩어리도 찾아냈다"며 "광주 신창동 유적에서 철기시대(기원전 1세기 무렵)의 배설물 덩어리가 출토된 적은 있지만 신석기시대의 것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칼 모양의 목기(木器)와 도토리.솔방울 등의 유적, 조개.잉어.사슴.멧돼지 등의 뼈, 그리고 야외 노지(화덕 터)와 탄화된 조(곡물)도 발견됐다고 박물관 측은 밝혔다.


▶ 최근 경남 창녕군 비봉리 유적에서 출토된 동물 그림 실물과 탁본. 멧돼지를 그린 것으로 추정되며 지금껏 발견된 동물 그림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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