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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여우 환상에 공부 못하는 남고 생 스타는 어느 한사람 아닌 대중의 우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문】금년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남학생입니다.
저는 참으로 이상한 환상 때문에 큰일났습니다.
소위『스타병』이라고 저의 누나는 진단을 내렸습니다만 스타 병인지 무슨 병인지 확실히 비 보통인 것만은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외국배우들, 즉「부루크·실즈」라든가,「나타샤·킨스키」같은 여배우에게 홀딱 반했나 봅니다.
그들의 영화가 들어오고, 여기저기 학생잡지나 누나가 보는 잡지에도 천연색사진들이 소개되고 있어서 전 낱낱이 오려서 제방에 붙여놓고 있습니다.
재작년에는 국내 탤런트 J양과 K양, Y양 등의 사진과 환영 때문에 성적이 형편없이 떨어졌었는데, 작년부터는 또 외국여배우들에게 정신을 팔고 있습니다.
책만 펴들면, 혼자 있는 시간만 되면, 전 그들의 환영 속에서 공상만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그리움』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더군요.
그 여배우들을 꼭 만나보고 싶은 강한 욕망과, 그들과 가까이 하고싶은 생각에 전 항상 들떠있습니다.
어떻게 공부를 붙잡을지 걱정입니다.

<부산 k고p생>
【답】외국여배우나 가수나 유명한 작가나 훌륭한 분들을 좋아하고 따르는 마음은 우리 인간만이 지닐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이 아닐 수 없겠죠.
그러나 그들 때문에 공부도 못하고, 이성을 잃어버릴 정도가 되어서야 되겠습니까?
그들 스타들은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고, 그리고 그들은 수많은 자기 팬들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아야겠어요.
그들은 누구 한사람의 사랑을 받고있기 보다는 많은 대중의 사랑 속에서 열심히 자기 일을 하고있으니까요.
스타란 우리 모두가 아끼고 사랑하죠.
어느 특정한 스타 때문에 생활의 혼란을 일으킨다면 얼마나 손해겠어요? 자신을 잘 가다듬고 공부에 마음을 붙이거나, 스포츠 같은 것도 해보세요.
박현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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