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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토론에 비친 독자들의 의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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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남녀 평등의식이 이젠 일반 가정에도 깊숙이 침투되어 토론 참가자의 86%가 가사는 주부 또는 남편과 주부가 공동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 참가자 60명 중 남편이 가사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은 불과 14%.
남편이 가사 일을 주도하면 집안 일에 더 신경을 쓰고 남편의 반찬투정 등도 없어 오히려 주부가 더 편한 점도 있다. 그러나 주부도 하나의 인격체이고 따라서 가사는 주부에게 맡기는 것이 부부의 역할 분담원칙에도 맞는다는 얘기다.
가사관리는 주부의 권리이자 곧 의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여자의 꼼꼼함을 높이 사 가사는 알뜰 주부에게 맡기라고 말한다. 이같은 견해에는 참가자의 43%가 동조했다.
가사는 남편과 주부가 공동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역시 43%. 부부대화를 유도하여 가정의 화목을 더 돈독하게 한다는 의견이다.

<주부>여자가 알뜰하고 더 규모 있게 꾸려

<불편한 아버지 용돈관리>
우리 집은 오래 전부터 금전의 관리와 분배를 일방적으로 아버지 의사에 따르고 있다.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물가사정이나 시중풍속에 어두운 아버지께서 돈을 분배하시기 때문에 가족 모두가 생활하는데 불편이 많다. 한 달에 한번씩 용돈을 탈 때마다 조금이라도 더 타기 위해 실랑이를 벌일 때도 많다. 그래서 아버지보다는 직접 시장에 가서 물가와 접해보는 어머니께서 돈을 관리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 유운<학생·23·광주시 서구 주월동 430의11>

<오빠 가계관리 보기 민망>
아직 결혼하지 않은 미혼 여자입장에서 오빠 부부의 가계를 피력할까 한다.
오빠는 상업을 하는 까닭에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 직접 금전을 관리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부부간에 서로가 금전에 있어 타산적인 것 같아 보기에 민망한 경우가 많다. 자연히 옆에 있는 사람마저 불안해지는 경우가 많다. 남자는 전적으로 가계의 수입을 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짜임새 있는 설계라든가 절충하는 자세가 부족 해질 수밖에 없다.
자연 가정적으로도 책임을 다하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금전관리는 아내에게 맡김으로써 아내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게 하고 동시에 생활의 리듬과 성실을 만들어 가는 귀중한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장복례<여·25·서울 종로구 신영동 105>

<살림살이는 여자가 찬찬>
예전부터 살림살이에 있어서는 남성보다 여성이 야무지고 찬찬하다고 알고있다. 남편이 벌어다 준 돈으로 이모저모 잘 계산하고 어림해서 적자 없는 가계를 이끌어 가려는 것 또한 한국 여성의 어진 심성이라고 믿고 있다. 그렇다면 가정의 결정권을 여자에게 말겨도 무방하리라 생각한다.
혹시나 하는 남편들의 노파심은 자신에 대한 신뢰성의 결핍에서 기인되는 것이다. 물론 아내의 태도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남편의 행동이 올바르다면 여필종부가 상정이다. 가는 정이 고와야 오는 정도 곱다는 것은 상식이 아닐까. 유현태<농업·60·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애산리 1반>

<남편은 조언 정도로 그만>
올해 아버지 회갑을 치렀다. 회갑을 준비하기 위해 남편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2배가 많은 금액을 주장했었다.
나는 남편의 의사를 존중하는 뜻에서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얼마간 더 많은 액수를 보태 드렸다.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가계살림에 어두운 편이다. 금전의 관리는 알뜰하고 규모 있게 하는 주부에게 맡기고 남편들은 조언정도에서 그치면 좋을 것 같다. 주희정<주부·26·경북 영일군 연일읍 지곡동 인화11동 203호>

<해야 할 일이 서로 다르다>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윤리 사상에도 있는 것과 같이 부부는 유별하다. 남편은 남편대로, 부인은 부인대로 해야 할 일이 다르지 않을까. 현대의 모든 남성들은 하루 종일 직장에서 근무에 시달리고 있어 집에 오면 몹시 피곤한 상태가 된다. 이런 상태에서 집안일까지 관여하게 되면 자기발전에 진보는 어려울 것이다.
부인 역시 한 가정을 윤택하게 하고 남편을 내조하며 자녀를 들보는 일이 의무인 동시에 행복이 아닐까. 이순형<군인·42·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 군인아파트 10동207호>

<남편>반찬 투정 없고 시어머니 눈치안 봐

<집안 일에 더욱 신경 써 줘>
가정의 금전관리는 남편이 하는 게 좋다. 아내에게 일정수준의 생활비를 기본적으로 넘겨주고 기타 추가비용은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지불해주는 방법이 좋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 집의 경우 내가 경제권을 가졌을 때는 얼마만큼의 돈이 생활에 필요한지, 자신의 용돈이 월급에 비해 얼마만한 비중이 있는지도 몰라 투덜거렸는데 남편이 금전을 관리하고 부터는 집안 일에 더욱 신경을 쓰고 어느 부분에 돈이 필요한가를 알게되어 자연히 절약이라는 말을 실천에 옮기게 되었다. 아내가 얼마만큼 절약하며 알뜰하게 살림을 해오고 있나 하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고 자신도 용돈의 낭비가 없어졌다고 얘기한다. 김정애<교사·주부·25·경북 영일군 연일읍 지곡동 인화아파트>

<가계부도 남편 직접 기재>
결혼한지 20여 년이 넘지만 아직 한번도 금전관리를 해 본적이 없다. 처음에는 야속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이것이 습관화되니 훨씬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부인이 알아서하라는 식보다는 남편이 그때 그때의 물가고와 생활 필수품 등을 일일이 신경 써 주고 있어 자연 부부간의 대화가 많아지고 검소한 생활이 가능해지는 것 같다.
가계부 역시 남편이 직접 기재하고 있어 반찬투정도 없고 과다한 술값 지출도 없어져 지출보다는 저축금액이 더 많아지는 편이다. 김경원<주부·45·강원도 평창군 대화면 대화5리 3반>

<며느리로서 부담도 적어>
나는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둘째 며느리다. 우리의 경우 남편의 봉급은 일단 가계종합예금에 넣고있다. 정기적으로 지출되는 적금·각종 공과금을 제한 후 아버님 용돈과 기타 필요한 비용은 남편과 의논하여 인출한다. 연탄이나 특별한 생필품·의복·비싼 양념 등은 보너스가 나올 때 구입하고 있다. 기타 생활비는 대개 일정금액을 정해놓고 꺼내 쓰지만 절약한 결과 조금씩 남는 돈은 나 혼자만의 통장에 저금하고 있다.
이 통장은 남편의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또한 나의 보람이기도 하다. 시어머님도 경제권을 갖는걸 꺼리시는 것 같고 며느리인 나도 어쩐지 부담스럽고 해서 이런 방법을 썼으며, 그래선지 서로간의 부담도 없다. 이희재<주부·31·속초시 교동 8통3반 김두만씨댁>

<돈을 몰래 감추지 않는다>
올해가 우리가 결혼한 지 7년째 되는 해다. 서로가 이해하고 서로가 조금씩 양보한다면 금전관리는 누가 해도 괜찮을 것이지만 우리의 경우 남편이 상업에 종사하는 까닭에 수입이 일정하지 않다. 그래서 모든 금전관리를 남편이 하고있다.
물론 주부가 관리를 한다해도 나름대로 절약하며 살 수 있겠지만 남편이 관리하면 비상금을 몰래 감추지도 않고 한 잔하고 싶어도 목표액을 생각해서 일찍 귀가하게 된다고 말씀하신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는 건 아니고 큰 지출은 의논 후 결정하고 있다. 가정의 모든 금전관리며 결정을 주부가 알아서 한다면 남편은 돈버는 기계밖에 안될 것 같다. 정재은<주부·33·안동시 금곡동4>

<공동>맡자니 골치, 타쓰자니 눈치…부부대화로 결정

<가족 전체가 모여 결정을>
아직 미혼이라서 잘은 모르지만 가족전체가 모여서 결정하는 건 어떨까하고 생각 해 본다. 수입이 많다면 야 별 문제지만 한사람 한사람의 씀씀이가 모여 가계를 이루고 있는 만큼 한 두사람의 노력보다는 대화를 통해 가족 전원이 참여한다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함으로써 가족 모두가 자중하여 검소를 생활화하게 되고 물가시세 및 용돈관리에 대한 지혜도 배울 수 있으며 가족 공동의 책임의식도 갖게될 것이다. 남편은 돈만 벌어다 주고, 아내는 혼자서 주물럭거리고, 아이들은 많은 용돈만 요구하는 식의 사고방식은 새 시대에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소옥자<여·24·수원시 세류2동 955>

<같이 결산하고 반성도>
옛말에 돈이란 벌기보다는 쓰기가 더 어렵다고 했다. 사실 수입이 가계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가정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적은 수입으로 가정을 이끌어 가며 4남매를 교육시키다 보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처한테 봉급을 맡겼더니 날마다 돈타령이고 내가 맡아보니 골치만 아프고 신경을 쓸 수가 없어 다시 저한테 맡겼더니 용돈을 타서 써야하는 심정도 괴롭고 술 한잔·옷 한벌 해 입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결국 지혜를 짜내 전 가족이 항목별로 예산을 세워 시행하고 월말 결산을 하면서 서로 반성을 하다보니 아이들도 불평이 없고 조금씩 저축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참된 가정의 행복은 안녕과 화목에 있지 빈부에 좌우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게끔 되었다. 조성현<교사·40·목포시 용해동 228의5>

<부부대화의 기회 많아져>
우리 집의 수입원은 일정한 월급이 아니다. 그러나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이 있듯 매달 지출되어야 할 비용과 임시지출 또는 비상지출 등 모두를 부부가 협의하여 결정하고 지출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부부가 서로 대화도 나눌 기회도 많아지고 가사를 떠난 다른 문제들도 서로가 협의를 하게되어 부부싸움도 없게 되었다.
대화를 통해 사회의 흐름과 물가동향도 알게되고 필요 없는 지출을 삼가게 되었다. 다만 주부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자질구레한 지출을 항목별로 묶어 남편을 피곤하게 만들지 않도록 하는 노력만은 필요할 것이다. 강나윤<주부·32·서울 강남구 청담동 경남아파트 1동 301호>

<가계 공동 책임의식 생겨>
가계수입의 관리는 부부가 힘을 합해서 공동관리하는게 가장 바람직하다. 혼자서 생각하는 것보다 부부가 둘이서 힘을 모아 생각한다면 더욱 알뜰한 가계를 설계할 수 있고 모든 가사의 결정에도 서로의 협조로 이루어진다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또한 남녀 평등의식과 가계의 공동 책임의식으로 한푼 두푼 늘어나는 저축의 행복감도 나누어 갖게되어 가정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고 이런 조그마한 행복이 아내에게는 남편의 건강을, 남편에게는 아름답고 슬기로운 아내를 더욱 사랑하게 하여 단란한 가정에 기쁨이 충만하도록 하게될 것이다. 변건수<31·경주시 성건동 620>

<다음 토론 주제>「친정 부모 모시기」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토론참가에 충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다음 토론 주재는 「친정 부모 모시기」로 정했습니다.
부모는 장남이 모셔야 한다는 것이 충효사상에 젖은 오랜 우리의 관습입니다. 그러나 세상이 날로 발전하면서 부모 모시기를 장남이 독점하는데 따른 부작용도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들도 딸네 집에서 딸과 사위의 부양을 받는 것이 오히려 행복하다고도 합니다.
관습과 합리의 충들인 것 같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투고는 ▲2백자 원고지 3장 이내로 ▲이름(익명도 좋음)·직업·나이·주소를 적어 ▲오는 20일까지(본사 도착) ▲서울 중구 서소문동 58의9 중앙일보 특집 기획부로 보내 주시면 ▲게재된 원고에 대해서는 「독자토론 참가 기념품」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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