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 허브 되려면 싱가포르 노하우 배워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글리벡 개발의 주역인 알렉스 마터(사진) 박사. 그는 13일 "다국적 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 모든 행정처리를 신속하게 처리해 주는 싱가포르 정부의 시스템에 놀랐다"며 "한국 중국.인도 등이 각자 아시아 생명공학산업의 연구개발(R&D)의 허브가 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지만 싱가포르 이상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이 정보통신(IT)인프라와 세계 최고 수준이고 병원 등 학문적 기반도 좋은 편이지만 10, 20년 이상을 앞을 내다보는 정부의 안목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마터 박사는 현재 싱가포르에 있는 노바티스 열대병 연구소(NITD) 소장을 맡아 말라리아 등 열대지방 풍토병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마터 박사는 제2회 한국-스위스 바이오메디컬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 국내기자들과 회견했다. 스위스 출신인 그는 1980년 자신의 연구소를 세워 암 연구를 해오다 노바티스의 전신인 시바가이기로 옮겨 항암제 개발에 매달렸다. 1990년대 초 만성골수성백혈병(CML)을 치료할 수 있는 물질개발에 성공했고 2001년 5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

글리벡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그는 '불도저'란 별명을 얻었다. 마터박사는 "세계 과학자의 논문을 살피던 중 클리벡 원료의 하나인 천연화합물에 대한 정보를 얻었고 그 연구 결과를 믿고 앞만 보고 나갈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서도 그는 "줄기세포 연구는 생명을 살리는 길이며 새 치료제 개발을 위한 집념"이라고 평가했다.

글=김필규, 사진=신인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