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서울올림픽 경기종목서 태권도는 사실상 제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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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로스앤젤레스=이영섭 특파원】88년 서울올림픽의 경기종목은 테니스와 탁구가 처음으로 채택되는 반면, 태권도는 시범종목으로만 거행되게 되었다. 「환·안토니오·사마란치」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5일 패사디나에서 열린 IOC집행위원회를 마치고 이와 같이 밝혔다. 88년의 제 24회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는 한국은 당초 태권도를 정식종목으로 채택할 것을 추진했으나 IOC집행위원회의 이러한 결정으로 메달획득 전략에 큰 차질을 빚게 되었다.
태권도종목은 지난 80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IOC총회에서 일단 예비올림픽종목으로 채택된 바 있으며 오는 5월의 로마 IOC총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것을 한국 측은 기대하고 있었다.
테니스와 탁구는 지난 10월1일 서독 바덴바덴의 IOC총회 때 정식올림픽종목으로 결정되었다.
로마총회를 앞둔 이번 IOC집행위원회의는 88서울올림픽의 경기종목을 사실상 확정짓는 중요한 회의이기 때문에 대한 올림픽위원장인 조상호 체육회장도 지난 1일 패사디나에 도착, 「사마란치」위원장을 비롯한 IOC집행위원들과 접촉을 벌여 태권도종목의 채택이 실현되도록 막후활동을 펼쳤으나 일본의 가라떼, 중국의 쿵후 등과 경쟁관계에 있는 무도인 태권도가 아직 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동이 걸렸다.
태권도의 정식종목 문제는 5월의 로마총회 때 재론, 다수 회원국의 찬동으로 채택될 수도 있으나 지금까지 집행위원회의 결의가 절대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므로 거의 기대를 걸 수 없는 형편이다.
이로써 서울올림픽에는 육상 수영 축구 농구 배구핸드볼 사이콜 복싱 레슬링 역도 유도 궁도 승마체조 하키 펜싱 사격 조정 근대 5종 카누 요트 테니스 탁구 등 23개종목이 정식종목으로 올랐으며 IOC회장은 주최국이 이중 15개종목이상만 거행하면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가능한 한 23개 전 종목을 거행할 방침이며 경기장 시설문제로 커누의 채택여부에 관해서만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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