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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정적 패착 63 … 낮은 곳이라 작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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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32강 본선 C조 3라운드>
○·박정환 9단 ●·이창호 9단

제8보(63~78)=나이 들면 바둑은 어렵다. 온전히 몰두할 수 있을 때에야 좋은 내용이 나오기 때문이다. 나이 먹으면 이것저것 관심이 분산된다. 요즘 30대 초반만 돼도 성적 내기 힘든 이유다.

 이 9단은 올해 서른아홉. 1992년 17살에 동양증권배 세계대회를 우승했다. 때문에 모두들 이 9단을 아직도 소년으로 생각한다. 나이를 들으면 모두들 깜짝 놀란다. “아, 그렇게 되었나…” 누구나 의식은 과거에 잠겨 있다.

 63이 패착. ‘참고도’를 보자. 박영훈 9단은 ‘이 장면의 이 한 수’로 중앙을 양분하는 눈목자(目) 행마 1을 지적했다. 2가 아프지만 3으로 참아둔다. 이후 흑은 흑a~흑e와 우상귀 흑f~흑h를 맞본다. 이랬으면 좋다고는 말 못 해도 아직은 해 볼만했다.

 실전과 비교해보자. 64가 적절한 자리였다. ‘참고도’의 1에 상응하는 자리였다. 64~73까지 우변 흑은 집이 굳어졌다. 하지만 굳어진 만큼 제한됐다. 제한되면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백은 우변을 선수로 정리했다. 좌변으로 눈 돌린 박 9단의 손길은 가볍기만 하다. 우하귀 63은 10집 넘는 자리지만 발전성이 적었다. 흑이 또 두어도 발전이 제한된 곳이 하변이었다.

 아, 참. ‘참고도’ 3을 안 두면 백3 치중으로 흑의 생사가 걸린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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