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TV도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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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TV화면에 정면으로 비추고 있는 가수의 옆모습을 보고 싶을 때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움직이면 위치에 따라 보이는 모습이 달라지는 입체TV는 불가능한가. 또 인디언이 쏘아대는 화살이 화면을 튀어나와 얼굴로 날아오는 것 같은 입체TV나 평면이 아닌 거리감이 나타나는 TV는 없을까하는 의문은 이제 구체적으로 그 해답을 마련해가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결론은 『상당히 긴 시간이 지나야 실용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런 입체TV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3가지 기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언젠가는 입체TV가 보편화되고 시청하는 위치에 따라 어떤 사람은 무용수의 속옷을 보았다느니, 어떤 사람은 전혀 보지 못했다느니 하는 차이가 생기게 된다.
입체TV는 많은 장애 요인들이 산적해 있지만 3가지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으며 각 방법에 따라 입체의 개념도 달라진다.
첫째 방법은 보는 위치에 따라 출연자의 앞이나 옆을 볼 수 있는 호로그래피형 입체TV다.
호로그래피는 입체사진을 만드는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이것을 TV에 도입해 보자는 것.
레이저광을 발사하면 이것을 단초점렌즈에 모아 대상을 비추는 방법이다.
그렇게 되면 레이저광이 비친 대상은 여러개의 구면파를 만들어 반사하게 되는데 이 구면파를 사진원판에 겹쳐진 상으로 수록해 놓았다가 완전한 입체상으르 재생시키는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헬륨·네온·레이저와 알곤·이온·레이저를 사용할 경우 적·청·녹의 컬러 입체상을 만들 수 있어, 비록 평면의 TV브라운관에 나오는 것이지만 실제 사람을 보듯이 시청위치에 따라 보이는 부분이 달라진다.
그러나, 호로그래피 방법을 쓰려면 사방 10cm 정도의 화면을 만드는데도 10만개 정도의 주사선이 필요해 현재 실험용으로 최고 1만개를 만들어본 주사선(TV는 1인치당 6백25선)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또 한번에 4만개 정도의 채널이 필요해 해결해야 될 기술적인 난관이 많다.
두번째 방법은 TV화면에서 물건이 튀어나오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안경을 쓰고 입체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것은 2개의 TV브라운관을 직각으로 설치, 편광필터와 반사거울을 사용해 2개의 상을 동시에 좌우눈으로 보게 한 것이다. 방영필름은 사람의 양눈의 거리만큼 떼어서 설치한 2대의 카메라로 찍게 되며 이것을 각각의 브라운관에 송신하면 반투명 거울을 통해 하나의 상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화에서와 같이 편광필터로 된 안경을 써야 입체적으로 보이고, 눈이 곧 피로해지는 단점이 있다.
세번째는 TV화면 속에 편광필터를 넣어 양눈이 각기 조각조각의 그림만을 보아 하나의 상으로 인식하는 방법으로 앞뒤의 거리감이 확실히 나타나는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브라운관에 세로로 내려가는 격자를 적당한 간격으로 만들어주면 좌우 눈의 시차에 따라 각기의 상을 보고 시각중추에서 한개의 상으로 합성하게 한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도 격자로 인해 화면이 어두워지고, 시청하는 각도를 조금만 옮기면 입체감이 없어지고, 그림자가 나타나지 않으며, 30분 정도만 시청해도 눈이 피로해지는 단점이 있다.
이것을 교정하기 위해 입체그림엽서처럼 오돌토돌한 세로선(원통형)을 브라운관 표면에 붙이는 방법도 실험되었으나 화면을 밝게 하는 것 이외에는 별로 개선된 점이 없었다.
입체TV에 대한 전망은 호로그래피와 2개의 브라운관을 쓰는 방법의 중간 정도에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 보고 있는데, 유선TV에서는 제약이 적어 결국 가정용 유선TV에서 첫선을 보이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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