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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사도세자빈』펴낸 강신재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영조라는 개성이 강한 왕과 정신질환을 겪었으리라 짐작되는 사도세자, 그리고 이지적인 여성이었던 사도세자빈 사이에서 일어났던 비극적인 죽음과 한의 이야기를 그린 장편역사소설『사도세자빈』 (전3권)을 내놓은 여류작가 강신재씨는『꼭 다루고 싶었던 이야기를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썼다고 생각되어 기쁘다』고 말한다.
중앙일보에 2년반에 걸쳐『지옥현난』 이란 제목으로 연재하고 다시 책으로 내놓았다.
『작품을 써가면서 가능하면 기록된 사실에 충실하려 했습니다. 그러면서 역사 속의 인물을 보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인물로 만들어 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자료를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혜경궁 홍씨가 쓴「한중록」이 역시 가장 중요한 자료였습니다만 이조실록·당쟁사 등과 복식사 등 주변자료도 많이 보았지요.
작품을 쓸 때 온 방안에 책을 펼쳐놓고 노트 해 나가면서 쓸 때가 많았으니까요.』
강씨는 이 소설이 단순한 궁중소설이 되지 않도록 애썼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자칫하면 비극적인 왕가 내부의 이야기로 그치기 쉽고 또 그렇게 다룬 경우도 많다.
강씨는 사도세자가 태어날 때부터 죽음에 이를 때까지(1부), 또 혜경궁 홍씨의 죽음까지(2부)사이의 정치의 흐름, 사회갈등을 복합적으로 다루려는 노력을 했다.
고관정치가로부터 하급관리, 세간사람과 무녀 등 하층민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이 작품의 정치·사회상을 펼쳐 보이면서 주인공들의 비극적인 결말을 필연적인 것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사도세자빈』에는 많은 궁중용어가 나오는데, 이는『한중록』에 나온 회화체에서 작가가 인용, 발전시킨 것이다 .연재가 시작될 때「너무 어렵지 않은가」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강씨는 그대로 밀고 나갔다.
49년「문예」지에 단편『얼굴』을 써 데뷔한 강씨는『임진강 민들레』등 중편을 많이 쓰면서 섬세한 감각으로 손에 잡힐 듯 인물을 묘사하는 솜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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