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혼란' 해소 역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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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대 등 서울.수도권 지역 12개 대학이 교육인적자원부의 '전형계획 사전예고'요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일단 이달 말까지 주요 대학별 2008학년도 전형계획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형요소별 실질반영률 등이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고1 학생들의 혼란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대학들은 우선 전형계획의 발표 수준을 맞추기 위해 소위원회를 만들어 공동서식을 만들기로 했다.

소위에서 만든 초안을 교육부와 협의한 뒤 다시 입학처장 협의회의 동의를 받아 배포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하지만 대학 간 입장차가 커서 어느 정도의 수준에서 발표내용이 결정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가장 중요한 내신과 수능, 논술.구술면접 등 전형요소별 반영비율은 포함되기 어려워 보인다. 현선해 입학처장협의회 회장(성균관대)은 "반영비율을 10~30% 식으로 범위라도 밝히는 것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나타내는 대학이 많은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반영비율을 명시하더라도 실제와는 거리가 있는 구색맞추기용 발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발표 때까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공동서식에 따라 각 대학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보름 남짓밖에 없다. 이 시간 동안 정밀한 입시계획을 마련한다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학들은 일단 전형 유형과 유형별로 어떤 전형자료를 중시한다는 정도의 방향만 제시하고 실질적인 내용은 내년 이후로 미룬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서울 지역 한 대학의 입학처장은 "학생들에게 중요한 것은 실질반영률인데 이것은 2007년 시기별 전형계획을 발표할 때에나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학들이 구체적으로 전형계획을 밝힌 뒤 나중에 사정이 달라졌다고 발표 내용을 번복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도 전형요소별 반영비율 발표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다.

그래서 많은 대학이 새 대입제도를 적용받을 고1들의 학생부 성적에 대한 자료를 분석해 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입학처장은 "학생부의 신뢰도 여부를 판단하고 성적분포까지 확인하려면 최소 1년 정도는 지나봐야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동안 2008학년도 전형에 대한 준비를 많이 한 일부 대학은 의외로 자세한 반영비율까지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각 대학은 공동 서식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독자적으로 전형계획을 발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현철.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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