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관심 소홀 틈탄 교포자녀들 탈선 많아|청소년 선도 첩경은 가정·사회의 뜨거운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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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추부원<41·남가주 한인재단이사회·남가주 범죄대책위원회위원장>
미국에 이주해 온 한국인들 중에는 성공한 사람들도 많지만 대부분이 어려운 시련을 겪었거나 또는 그 과정 중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특히 부모가 새로운 사회에서의 정착을 위해 전념하다 보면 자녀들에 대한 관심이 소홀해지기 쉽다. 본의 아니게 부모들의 관심에서 벗어나게 되는 청소년들은 언어소통의 장벽 때문에 외톨이가 되어 이런 약점을 파고드는 기성 범죄조직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물론 소수이기는 하지만 이런 청소년들에 의한 폭력·마약·청부폭력·무장강도 등의 범죄가 지상에 보도된다. 그래서 교포사회의 부모와 자식들간의 괴리는 심화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위의 관심에서 벗어나게 되는 청소년들의 이탈행위가 단순히 청소년문제로 끝날 수만은 없다는 사실이다.
오늘의 청소년들은 내일의 사회를 이끌어 갈 주역이 될 것이고 그들에 의해 미국 안에서 바라보는 한국인상을 만들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번 범죄대책위원회의 부활은 부모자식간에 솔직 담백한 대화를 통해 서로간에 이해를 증진시키고 그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며 직접 간접적인 예방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진다. 교포사회의 단결과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긍지를 교포청소년들에게 인식시켜 줄 수 있는 전담단체로서 타민족의 침해로부터 한인사회를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라는데 큰 뜻이 있다.
한국이 개방사회를 지향하는 시도로서 교복과 두발의 자율화를 실시하게 되는 이 시점에서, 나쁘게 보면 각종의 범죄로부터의 유혹에 노출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청소년선도에 대한 최선의 길은 가정과 사회의 뜨거운 관심, 그리고 아무 것도 감추기나 편리한 쪽으로 왜곡시키지 않는 대화만이 그들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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