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콘텐트 쟁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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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최대 통신회사인 KT가 휴대인터넷.인터넷TV 등 신규 사업을 위해 본격적으로 콘텐트 확보에 나섰다.

KT는 지난달 말 계열 회사인 KTF(이동통신).KTH(파란닷컴).스카이라이프(위성방송) 등과 함께 'KT그룹 콘텐트사업협의회'를 결성했다. KT는 협의회를 통해 국내외의 연예오락 관련 업체를 인수하거나 지분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KT와 자회사들이 이미 확보하고 있는 콘텐트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KT는 주문형 비디오(VOD)와 스카이라이프의 영상물 콘텐트 등 이미 상당한 분량의 콘텐트를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KT는 콘텐트 사업협의회 발족을 위해 지난 4월 닷컴기업인 다음에서 신규사업을 담당했던 이치형 부사장을 콘텐트사업팀장(상무급)으로 영입했다.

KT 관계자는 "주로 국내의 음반과 영상물 관련 업체를 인수하거나 제휴 관계를 맺겠지만, 해외 유수의 연예오락 업체와 제휴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연예오락 업체 인수를 위해 수 백억원대의 펀드를 결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KT가 이처럼 콘텐트 확보에 적극 나서게 된 데는 ▶양질의 콘텐트를 확보하지 않고는 인터넷TV.휴대인터넷 등 신규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없고▶최근 잇따라 연예오락 업체를 인수한 SK텔레콤의 행보에 맞서기 위해서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말 음반제조업체인 YBM서울음반을 인수했고, 2월에는 연예기획사(싸이더스)와 영화제작사(아이필름)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IHQ의 지분 22%를 인수했다.

SK텔레콤은 또 국내 굴지의 게임업체와 제휴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TU미디어가 위성DMB서비스를 시작했고 영상과 음악 관련 콘텐트를 확보함에 따라 종합미디어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 관계자는 "음성통화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만큼, 통신업체들은 방송과 통신 융합서비스와 무선인터넷 서비스 등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채택하고 있다"며 "이들 신규 서비스를 채울 양질의 콘텐트를 확보하기 위해 통신업체 간 콘텐트 확보 경쟁은 가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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