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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체중 10㎏쯤 뺀 듯 … 바지 통도 좁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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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키가 1m70~1m72㎝, 몸무게가 120~130㎏가량인 것으로 돼 있다. 2010년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냈을 때와는 다르다. 정보 당국은 당시 김 제1위원장의 체중을 90㎏가량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비슷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짧은 기간에 무리하게 살을 찌운 탓인지 2010년 이후 턱과 목, 복부에 눈에 띄게 살이 붙었다. 이 때문에 비만에 수반되는 당뇨·뇌졸중·고지혈증·관상동맥질환 등이 올 수 있다는 게 그동안의 관측이었다.

 14일 모습을 드러낸 김 제1위원장은 다소 체중이 줄고, 얼굴과 손목 부위에 부기가 있는 모습이었다. 검은색 지팡이를 오른쪽이 아닌 왼쪽에 짚었다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세브란스병원 이진우(정형외과) 교수는 “과도한 체중 탓에 발목 쪽에 무리가 갔을 가능성이 있다”며 “왼쪽 지팡이를 사용했으면 대개 오른쪽 다리나 발목을 수술한 뒤 재활 과정에 있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체중 문제라면 양쪽 발목이 모두 무리가 있겠지만 재활을 고려해 일단 한쪽을 먼저 수술했을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수술을 할 경우 재활까지 3개월가량 소요되는데 그보다 먼저 나왔기에 추가로 재활을 위한 휴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제1위원장 바지 밑단의 통이 좁아진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이는 허리와 허벅지 둘레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오랜 기간 운동하지 않고 누워 있으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라고 한다. 수술 후 회복을 위해 평양 인근에서 장기간 요양을 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전문의들은 김 제1위원장이 지난 5월 송도원국제휴양소 방문 당시와 비교해 10㎏ 가까이 체중이 줄어든 것으로 봤다. 익명을 원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체중 감소는 다른 합병증보다는 수술 후 체중 조절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며 “발목 인대 혹은 (발바닥에 통증을 느끼는) 족저근막염 등의 원인으로 다리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다른 질환 등의 징후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얼굴 쪽 부기에 대해선 수술 시 마취가 깨지 않았을 가능성과 신장이상설이 엇갈렸다. 최고수령인 김 제1위원장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의료진과 노동당 선전·선동 담당자들이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을 것임에도 얼굴 부기 등이 빠지지 않은 것은 신장 이상 을 의심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의는 수술 이후 스트레스 등으로 부기가 남아 있을 수 있지만 건강 이상징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인권 전 성균관대 의대 내분비내과 교수는 “얼굴의 부기 정도로 볼 때 수술 여파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신장 등 중요 장기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여러 가지 제기된 건강이상설에 비해선 건강한 셈”이라고 말했다. 한 전 교수는 “다만 가족력이나 흡연, 음주 등의 습관을 고려하면 고도비만이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정원엽 기자·정영교 통일문화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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