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교 정상화 40돌 국제 학술회의] 한·일 FTA 지연 놓고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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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와 기업은 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의 부정적인 면만 강조하나."(일본 측)

"일본이 농업 보호 등을 위해 FTA 체결을 꺼린다."(한국 측)

4일 한국과 일본의 경제계 인사들이 토론을 벌인 경제.경영 분과회의에서는 한.일 FTA 체결이 늦어지는 이유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일본의 스미토모(住友)상사 종합연구소의 후지타 도루(藤田徹) 박사는 "일본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가 없어지면 부품 조달가가 낮아져 한국 제품의 국제 경쟁력이 강화된다"면서 "한국은 이런 이점은 가리고 일부 산업계가 겪을 구조조정만 부각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 기업은 스스로 노력은 않고 일본 탓만 한다"고도 꼬집었다. "일본은 유통 시장이 폐쇄적이고 복잡해 관세를 없애도 시장을 뚫고 들어갈 수 없다. 그러니 FTA를 맺어도 한국에 실익이 없다"는 한국 기업들의 주장에 대해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이홍배 박사는 "1998년 일본이 FTA를 처음 제안했을 때는 일본 농산물 시장도 열겠다는 입장이었다"며 "그러다 여론에 밀려 농업 보호로 태도를 바꾼 게 FTA 타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경제학)는 "특히 최근 한.일 간 감정 대립으로 협상에 진척이 전혀 없는 상태"라면서 "양국 정권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과 일본은 2003년 말부터 6차례 FTA 협상을 벌였으나 관세 인하 폭과 시기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권혁주 기자

주최=한국현대일본학회.한국국제정치학회.한일경상학회.일본국제정치학회.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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