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연극은 인간호복을 지향"|극단「테아트로무」를 운영 5년동안 20여편을 공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서베를린에서 극단 테아트로무를 운영하며 전위·실험연극운동을 펴고있는 무세중씨(44·본명 김세중)가 5년만에 지난17일 잠시 귀국했다.
무씨는 출국하기전 국내에서 전위적인 탈춤·연극등을 공연, 관심과 화제를 모았던 연극인. 동아민속예술원·남사당등의 단체에 참여 우리고유민속예술 보급에 힘썼으며 극단「민족」을 창단해 민속예술의 연극화·현대화룰 꾀하기도했다.
독일은 세계연극계의 중심구실을 하고, 이곳에서 우리의 전통예술을 계세에 알리자는 욕심으로 76년 도독했다. 2년동안 각종 워크숍에 참여, 세계연극의 흐름을 공부했고 유럽각국을 돌아다니며 각국의 민속예술을 어떻게 발전시키는가를 살펴보기도 했다.
극단 테아트로무는 서독의 많은 전위소극단중의 하나다. 무씨는 이 극단의 대표이면서 작품·연출·안무·연기등을 맡고있는데, 유럽연극계에서 테아트로무는 상당히 널리 알려진 전위극단이라고 무씨는 말했다.
5년동안 이 극단이 공연한 연극은 『강간1, 2, 3』『밤의 충격』 『빛과 싸우는 사람들』 『철의 소리』 『초현실주의 그림연극』 등 20여편이다.
무씨의 연극은 특별한 무대장치없이 대부분 빛과 소리·소도구만으로 공연된다. 『대사 보다는 동작·소리·춤등 배우의 신체적 동작에서 얻어지는 자생적인 창조에 역점을 두고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때문에 연극은 대단히 상징적이고 강렬한 이미지를 준다. 무씨의 연극은 또 대부분이 출연자 모두가 완전나체다.
연극이 갖고있는 사상·주장·의식을 보다분명하고 강하게 전달하려 하다보니 자연히 옷을 벗게 됐다는 얘기다.
무씨는 『육체는 자연이다. 그 자연위에 문명·제도·조직·교육·도덕등의 옷을 입게됐고 이제는 육체(인간)가 그것들의 노예가 됐다. 나의 연극은 이러한 문명의 공해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성을 되찾자는 일종의 데먼스트레이션』이라고 설명한다.
연극은 나체로 공연되지만 배우나 관객들은 전혀 세속적인 섹스의 감정을 조금도 느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새해 무씨의 계획은 실험연극지발간, 개인예술연극학교설립, 카페식극장의 경영, 미국순회공연등이다.
극단 테아트로무의 단원은 모두 독일인. 한국인으론 유일하게 구순이양(28)이 활동하고 있다. 구양은 독일생활 8년째. 무씨의 수입은 극단을 운영할 정도. 『상업극단이 아니니까 돈벌이가 제대로 될리없고 또 그럴 욕심도 없다』는 것.
무씨는 62년 성균관대 불문학과룰 졸업한뒤 중앙대 대학원에서 국문학과 연극학을 전공했다.
독일에선 우리 고유의 탈춤으로 독일 각지방을 순회공연했고 국립독일인형연구소에서 6개월간 강의를 맡기도했다.
내년 3월 출국 예정. 출국하기전 실험연극에 관심있는 이들을 모아 워크숍을 가져볼 예정-. 1월중순부터 한달간 예정하고 워크숍이 끝나면 발표회도 갖겠다고. 뜻있는 이는 (562)2434로 연락하면 된다. 무씨는 아직 미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