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체않고 솔직한 마음으로 모르는건 서슴없이 물어야 한다…영어교육학회 배영자교수 주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어른이 외국어를 빠른 시일안에 습득하려면 어린이처럼 천진난만한 동심으르 돌아가야한다는 새로운 이론이 나와 주목된다.
최근 서강대에서 있었던 한국영어교육학회(회장 배양서)연구발표회에서 배영자교수(숭전대)는 외국어 학습에서 효과적인 방법으로서의「어리이 되기」(Infantilization)에 대해 발표했다. 배영자교수는『유아(12세이하)가 어른보다 말을 쉽게 배우는 이유는 생리적 이유라기보다 심리적 이유』라고 설명한다.
어린이는 솔직하고 말을 많이 하고 아는체 하지 않고 모르는 것은 즉시 묻고 숨김이 없는 반면 외국어 배우기에 합당한 지적·정서적 준비를 못갖추었다.
따라서 어른이 어린아이의 심리상태로 돌아간다면 발음은 어린이에 못따라가지만 문법구조등을 익히는데는 어린이들보다 훨씬 낫다는 결론이 나온다.
배교수는『외국어 교육담당자의 최대임무는 12세이상의 성인을 심리적으로 어린이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사회에서는「젊지않은 것」이 곧 신사적이라는 유교적 문화에 젖어, 말을 잘하면 까불고 경솔하다는 편을 받아 외국어를 지껄인다는 것은 곧 지탄의 대상이 되기 쉽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외국어 교육자는 먼저 학생들이 말을 많이 할 수 있는 교수기법을 채택해야 한다고 설명한 배교수는▲외국어 사용이 비애국 행위가 아니라는 인식을 주고▲교사는 우위의 입장에서 내려와 학생처럼 말을 천천히하고 친구가 되며▲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연습을 많이 시켜 외국인을 만나서도 능동적으로 말할수 있게 하고▲농담과 바보짓을 즐겨할수 있게 하며▲성적평가에서는 세세한 문법의 잘못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우선 말이나 질문에서 의사소통이 되는가에 중점을 둬야한다고 강조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