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디스크] 주삿바늘 넣어 고주파 쏴 20분이면 '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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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른병원 김순권·최귀현 원장(왼쪽부터)이 고주파 수핵감압술로 목디스크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고주파 수핵감압술은 가는 주삿바늘을 삽입해 고주파 열에너지를 쬐어 디스크를 융해시키는 치료법이다.

통증은 몸에 문제가 있으니 더 큰 손상을 입지 않도록 스스로 보호하라는 경고 신호다. 그러나 보통 사람이 통증만으로 어떤 질병에 걸렸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심한 손 저림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목디스크 진단을 받은 주부 유 모씨(32세)의 사례도 그랬다. 유 씨는 손과 팔 저림 증상 때문에 한동안 심한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유 씨의 생각으로는 손 저림과 목디스크를 좀처럼 연결시킬 수 없었다.

“펜을 들고 글씨만 쓰려고 해도 손이 저릿저릿한 게 심상치 않았지만 그냥 혈액순환이 안 돼서 그러려니 했어요. 그런데 증세가 너무 심해 병원을 찾았다가 목디스크라는 진단을 받고 깜짝 놀랐어요.”

손 저림은 목디스크의 흔한 증상 중 하나다. 목디스크는 목뼈 사이에 들어있는 디스크가 제자리를 이탈해 주변 신경을 누르게 돼서 통증을 유발한다. 따라서 손 저림 증상과 함께 목과 어깨에도 통증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목디스크를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세바른병원 김순권 대표원장은 “목디스크가 발병하면 목뿐 아니라 어깨·등·팔·손에 통증을 유발한다. 신경장애로 인한 통증이기 때문에 목 이외에도 신경이 뻗쳐있는 곳으로 통증이 내려가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디스크 빠져나와 신경 눌러 손·팔 저려=우리 몸은 볼링공 무게에 해당되는 4~5㎏의 머리 무게를 평생 지탱하고 산다. 목을 지나치게 숙이거나, 목을 앞으로 길게 뺀 상태에서 오래 앉아있으면 경추가 받는 하중이 크게 높아져 디스크의 탈출을 유발한다. 목디스크는 대부분 바르지 못한 자세가 원인이다.

또 고개를 지나치게 숙이거나 움츠리는 자세도 목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들어 버스·지하철 등 어디서든 스마트폰 게임에 열중해 있는 사람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런 모바일게임을 오랫동안 할 경우 목디스크를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그 밖에도 교통사고와 같은 급작스러운 외부 충격도 목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목디스크는 초기에는 뒷목이 뻣뻣하고 아픈 정도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어깨·팔·손 등으로 통증이 뻗어나가며 두통·어지러움·시각 이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악화될 경우 신경 압박으로 인해 하반신 마비나 전신 마비를 초래할 수도 있는 무서운 질환인 만큼, 휴식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면 꼭 전문의를 찾을 것을 권고한다.

◆고주파로 디스크 부피 줄이는 시술 인기=최근에는 의료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다행스럽게 목디스크의 통증을 잡는 데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절개수술을 하지 않고도 목디스크의 통증을 없애주는 고주파수핵감압술 덕분이다.

세바른병원 최귀현 대표원장은 “1㎜ 정도의 가느다란 주삿바늘을 경추에 삽입, 고주파 열에너지를 쬐어 신경을 압박하는 디스크를 융해시킨다”고 설명했다. 부분마취로 시술이 진행되기 때문에 마취에 대한 부담감이 작은 편이다. 치료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고주파를 적용하므로 주변의 정상조직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또 문제가 되는 디스크의 크기 자체를 줄일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인 시술이라고 덧붙였다.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예방이다. 목디스크는 질환으로 인한 통증과 스트레스를 수반함과 동시에,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어 직장에서의 업무 수행에도 큰 지장을 준다. 따라서 무엇보다 평상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을 들여 예방에 힘써야 한다.

머리가 아래로 향하는 자세가 계속되면서 통증이 생기는 거북목증후군 같은 경추질환도 경추를 지탱해주는 인대가 약해지는 것도 발병의 원인이 된다. 경추 인대가 퇴행으로 인해 약해지면 그만큼 경추가 쉽게 변형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약해진 근육과 인대의 기능을 회복하는 프롤로테라피 역시 목디스크 치료법의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평소 업무를 할 때나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볼 때 머리와 목, 등이 일직선이 되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스마트폰 이용 시에도 고개를 지나치게 숙이지 말고 시선만 아래로 떨어뜨려 화면을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송덕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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