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그룹이 브레이크 업체인 카스코와 내비게이션 전문인 현대오토넷 등 자동차 부품 업체를 잇따라 사들이고 있다. 부품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현대모비스는 2일 미끄럼방지 브레이크 시스템(ABS)의 독자 개발을 위해 이날 카스코의 지분 38.3%를 257억원에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카스코의 전신은 기아정기다. 한국프랜지공업은 1999년 화의 기업이던 기아정기를 인수해 사명을 꿨다. 한국프랜지공업의 대주주는 정몽구 회장의 고모부인 김영주 명예회장이다. 카스코는 지난해 255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엔 300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박정인 모비스 회장은 "카스코의 인수로 ABS와 차량자세제어장치(ESP)의 개발 능력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며 "모비스는 2008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카스코의 생산 규모를 현재 연간 150만 대에서 250만 대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모비스가 카스코를 인수한 것은 ABS.ESP 분야의 핵심 기술을 갖고 있는 국내 최대 부품 업체인 만도 인수가 불발될 경우에 대비한 포석이다. 만도의 대주주인 JP모건과 모비스는 최근 만도의 매매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두 회사가 제시한 매매가격의 편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다음주 내비게이션과 전장(電裝) 부문 전문업체인 현대오토넷 인수를 발표한다. 현대차는 오토넷을 인수한 후 모비스의 전장부품 자회사인 본텍과 합쳐 덩치를 키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김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