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친보수 매체의 고의적 곡해"

중앙일보

입력

"친 보수성향 매체의 고의적인 곡해로 볼 수밖에 없다."

가수 신해철이 인터넷 매체 데일리안의 '가수 신해철, "노무현 지지 후회한다"'라는 제목의 최근 보도에 대해 이같이 비난했다.

신해철은 1일 오후 4시14분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글을 올려 "애초 '정치적인 선거운동에 직접 참여한 점은 후회하나, 후회할 줄 미리 알고 한 일'이라는 발언은 은유적으로 '소신이었소'라는 뜻"이라며 "부산일보에 의해 살짝 애매하게 비틀리고 잘려진 문장이 데일리안에 의해서는 악의적이며 비상식적으로 왜곡돼 황당한 문장이 등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매스미디어의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고 폭력적인 테러행위의 이면에는 어떠한 사실 확인 절차도 노력도 없었다"고 지적한 후 "기자가 중학생 수준의 말을 잘못 알아들은 것 같지는 않고 친 보수성향 매체의 고의적인 곡해로 볼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이와 함께 신해철은 "남의 강요나 요청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의지로 싫은 싸움에 나가야 했던 내 성질머리를 탓할 일이나, 그래도 내가 한 일은 했다 하고 안한 말은 안했다 하고 살고 싶은 게 뭐 그리 사치스런 소원이겠는가. 이런 글이나 쓰는 나 자신이 짜증나 그만 쓴다. 사실 이런 꼴 겪는 것도 다 예상 범주에 들어 있던 일"이라며 글을 마무리 했다.

한편 신해철은 지난달 말 부산 부경대에서 '대중문화'에 대해 강의를 했다.

부산일보는 이 내용을 보도하며 "그는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운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지금은 후회한다'고 밝혔다"며 "그 배경에 대해서는 '386세대'로서, '완결되지 않은 6·10의 상징'과 '패배의식'에 대한 '빚진 마음'이 은연 중에 남아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데일리안은 이를 인용, '가수 신해철, "노무현 지지 후회한다"'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신해철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김한수 변호사는 스타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법리검토를 통해 소송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신해철의 한 측근은 "기사가 잘못 된 것일 뿐"이라면서도 "정정기사나 사과가 없을 경우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신해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려진 글 전문.

인터넷 신문 데일리안의 '신해철, 부경대 강연 중 노무현 지지 후회 발언' 운운에 대해, 변호사와 협의 하에 고소에 들어감.

애초, "정치적인 선거운동에 직접 참여한 점은 후회하나, 후회 할 줄 미리 알고 한 일" 이라는 발언은 은유적으로 '나 소신이었소' 라는 뜻인 것은 중딩 이상이라면 누구나 이해 할 수 있는 바, 부산일보에 의해 살짝 애매하게 비틀리고 잘려진 문장이 데일리안에 의해서는 악의적이며 비상식적으로 왜곡되어 황당한 문장이 등장함.

매스미디어의 개인에 대한 이 악의적이고 폭력적인 테러 행위의 이면에는 어떠한 사실 확인 절차도 노력도 없었슴.

불과 며칠 전 고스트스테이션에서 소위 이너넷 '신문' 들의 말자르기, 뒤바꾸기, 지어내기 등, 온갖 협잡 행태에 대해 지랄한바 있는데, 일주일도 안되어 막상 내가 시범 케이스가 되니 할 말이 없따.

소위 기자 쯤 되는 인간이 중딩 수준의 말을(중딩님들 죄송) 잘 못 알아먹은 것 같지는 않고 친 보수 성향의 데일리안의 고의적인 곡해로 볼 수 밖에.

이쯤 되면 님덜아, 내가 말한 '후회'의 의미를 아시겠는지? 한번 똥물에 몸이 ‘스친’ 흔적조차도 아주 오래 나를 짜증나게 할 것을 예감하면서도 남의 강요나 요청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의지로 싫은 싸움에 나가야 했던 내 빌어먹을 성질머리를 탓할 일이나, 그래도 내가 한일은 했다 하고 내가 안한 말은 안했다 하고 살고 싶은게 뭐 그리 사치스런 소원이겠는가. 이딴 글이나 쓰는 나 자신이 짜증나 그만 쓴다. 사실 이딴 꼴 겪는 것도 다 예상 범주에 들어 있던 일이다.

추신) 이 나라가 힘든게 안어울리는 상꺼풀 수술을 한 전직 변호사 아저씨 한사람의 책임이라고 말하는 넘들의 뇌속을 좀 보고싶다.

<저작권자 ⓒ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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