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재서류들고 「30분거리」걸어다녀|잇단 강력범검거로 시경간부들 희색이 만면|"무고한시민 피해없게 마구잡이·고문을 말라"|"온가족이 TV 함께 보지말자" 경찰서 방범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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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해관계인 만나면 난처해>
○…서울시는 최근 기구가 크게 축소됐지만 본청청사가 워낙 좁아 각실·국·과가 본청과 제l,2별관 세종문화회관별관등 5곳에 분산수용돼있으나 셔틀버스 1대조차 운용하지 않아 결재를 받으러 본청으로 가야하는 별관직원들은 큰불편을 겪고있다.
특히 옛 서대문구청자리에 있는 종합건설본부·상하수국직원들은 거리도 먼데 택시잡기도 힘들어 결재서류를 들고 시민이 많이 다니는 30여분거리의 보도를 걸어 다니고 있는 실정.
이들은 『공무윈들이 결재서류를 들고 거리를 다니는 모습은 시민들 보기에도 안좋다』면서 『기밀서류를 들고 가다 친구나 이해관계인을 만나면 난처하기 이를데 없다』고 하소연.
또 시장·부시장실의 업무폭주로 결재 한번 받으려면 오랫동안 기다려야하고 오가는데 시간도 많이 걸려 한나절은 아무일도 못하고 소일해야한다고 투덜투덜.

<"사법부사상 첫 청와대 만찬">
○…검찰간부들은 지난7일의 전국 검사장회의에 이어 청와대에서 만찬을 갖고『대통령과의 만찬은 처음있는 일』이라며 모두가 흐뭇해하는 표정들.
만찬에 참석했던 한 간부는 대통령이 검찰의 고충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더라며 이를 계기로 검찰의 모든 일이 잘 풀려나갈것이라고 낙관론을 펴기도.
사법부간부들은 11일의 전국법원장회의가 끝난뒤 청와대만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사법부사상 청와대만찬은 처음 있는일』이라며 즐거워하는 표정들.

<관객만의식 졸속작품 만든탓>
○…최근 서울중앙극장에서 개봉된 방화『도시로간 처녀』가 시내버스안내양들의 삥땀·알몸수색·운전사와의 정사강면등 안내양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장면을 지나치게 드러내고 있다는 1백50여 안내양들의 항의에 따라 극장측은 상영기간을 예정보다 1주일이나 앞당겨 10일 종영.
극장측은 당초 이 영화를 지난3일부터 18일까지 보름간 상영하려했으나 안내양들의 항의가 워낙 거센데다 제작자인 태창흥업에서도 지난8일『노총이 문공부에 상영중단을 요청했으니 우리의 형편도 고려해달라』는 부탁이있어 9, 10일 이틀동안은 다음 영화의 간관을 내걸고 상영해야 했다고.
이같은 사태에 대해 『영화사가 뚜렷한 문제의식없이 관객만 의식하고 졸속작품을 만든것이 문제』라고 영화사를 나무라면서도 『내용이 마음에 안든다고 항의하여 상영을 중지시킨 것은 창작의 자유에 대한 분명한 침해』라는 의견도 분분.

<"강력범협회와 협정 맺었나">
○…서울시경간부들은 요즘 거의 매일 같이 일선 경찰서로부터 각종 강력사건의 범인검거소식이 날아들자 연일 싱글벙글.
지난달 30일 윤상군 범인검거에 이어 12월 들어서도 6∼8일사이 무려 22명의 강도및 살인범이 검거됐고 9일에는 11년전의 살인범까지 붙들리자『강력범협회가 협정을 맷은게 아니냐』고 직원들끼리 동담을 주고받을 정도.
그러나 시경 주무과장인 동영선형사과장은 지난달 30일 서정화내무부장관으로부터 『진작 서울형사과장을 맡길걸 그랬다』는 격려를 받은데 이어 연일 축하인사를 받자『돌다리도 두드려가는 기분으로 강력사건을 수사해 나가겠다』며 겸허한 자세를 보이기도.

<언론처사 상부에 진정하겠다>
○…요즘 일부 일선경찰관들 가운데는 강력범을 검거한뒤 『언론에 크게 다뤄지면 특진한다』며 잘못 인식하는 풍조가 일고있어 일반의 빈축을 사기 일쑤.
서울태능경찰서는 지난해 발생한 서울신사동 건설회사 사장집 파출부 살해범을 검거한후 자신들의 공로만을 지나치게 강조, 『크게 보도돼 형사반장까지도 특진대상이 될것』이라며 한때 자아도취에 빠지기도.
그러나 막상 각신문들이 이사건을 1단으로 작게 취급하자 한 수사간부는 『윤상군 죽음이나 파출부 죽음이나 사람의 생명이 귀한것은 마찬가지인데 신문이 차별대우하는 것이 아니냐』며 『언론의 이같은 처사를 상부에 진정하겠다』고 흥분.

<9가지 권고사항의 유인물>
○…서울시내 일부 경찰서는 연말연시비상근무를 실시하면서 관내 일반가정에「안내의 말씀」이란 유인물을 돌리고 도난예방을 위한 주의를 요맘.
노량진경찰서의 경우 3만9천6백여장의 「안내의 말씀」을 경찰서및 파출소 전화번호가 적힌 스티커와 함깨 배포했는데….
이 「안내의 말씀」가운데는▲온 가족이TV를 함께 보지맙시다▲외출할때 햔드백에 현금이나 귀중품을 넣고 다니지 맙시다▲오랫동안 집을 비우지맙시다등 9가지 권고사항이 기록돼있다.

<용의자 인권도 존중하도록>
○…서울시경은 지난7, 8일 이틀동안 시경회의실에서 폭력배일제단속(12윌1일부더 22일까지)을 위한 23개 경찰서 형사계장회의를 열고 『실적만 급급해 무고한 시민을 잡아들이거나 고문하는 일이 없도록하라』고 특별히 지시.
시경의 이같은 지시는 단속기간만되면 책임량을 채우기위해 마구잡이로 잡아들이거나 무리한 수사때문에 본의 아닌 부작용을 일으켜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받는일이 자주 있었기 때문.
특히 경찰은 이번 단속기간이 언권주간과 겹치고 최근들어 용의자의 인권이 사회문제화돼 시민들의 인권의식이 높아지자 『용의자를 조사하면서 구타하는등 고문하는 일이 없드록하라』고 당부.

<페인트칠로 근무에 큰 지장>
○…보사부는 지난 8, 9일 이틀를동안 부내 전사무실에 대해 새로 폐인트칠을 하는 바람에 많은 부서직원들이 사무를 재대로 보지못했다.
직윈들은 폐인트칠을 하는 시간이 1실당 1시간 내외였으나 의자·캐비닛등을 옮기는등 분위기가 어수선했고 특히 페인트냄새가 심해 도저히 일을 볼수 없었다는것.
이때문에 일부 직원들은 제일 먼저 폐인트칠을 한 사무실을 찾아가 동료들과 잡담을 하며 시간을 보냈고, 어떤 직원들은 아예 종합청사밖의 다방에 나가 쉬다가 들어오기도.
페인트냄새 때문에 혼이난 직원들은 『토요일 오후나 일요일에 칠하면 좋을 것을 하필이면 주중에 칠하는지 이유를 잘모르겠다』고 루덜투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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