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경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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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요즘 경영학다들이 즐겨 쓰는 용어가 있다. 「일본식 경영」과「미국식 경영」 .
흡사 경영의 패턴을 언교하는 말 같지만 그 뒤에 숨은 뜻은 판이하다. 전자는 성공의 장례로, 후자는 실패의 장례로 지적되고있는 것이다.
미국식 종영을 이렇게 설명하는 사람도 있었다.
『전투(배틀)에는 이기고, 전쟁(워)에는 지는 경영』미국의 기업들이 장기적인 전략보다는 단기적인 전술에만 짐작한다는 뜻이다.
오늘의 경영학이 「시간적 친야」(Time horizon)라는 것을 중요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영자의 통찰력이 얼마나 깊은가는 이 타임 허라이즌에 달렸다.
요즘 『제로 ???회』로 일약 유명해진 MIT(매사추세츠공대)의「레스터·더로」교수는 미국의 중견경영자들이 갖고있는 타임 허라이즌을 28년으로 보고 있었다. 미국의 최고 경영자는 그 보다도 짧아 1 ?년, 때로는 1년의 4분기로 나누어, 각 분기별의 경영실속에 따라 자리를 물러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것이 전투에 이기는 미국식 경영의 전형적인 예다.
그러나 전쟁에서 이기는 일본식 경영은 우선 타임 허라이즌이 다르다. 적어도 15년앞 을 내다보는 경영을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을 뒤집으면 미래지향적인 계획과 이에 따른 설계와 투자를 한다는 뜻이다.
오늘 일본경제가 미국시장을 석권할 점도로 발전한 것도 실은 이런 일본식 경영의 장점이 작용한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요즘 미국의 경영학에서 뒤늦게나마 어떤 변화를 모색하는 반생이 일고 있다. 최근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비즈니스스쿨)의「조지·C·로지」교수는 그런 움직임이 벌써부터 시작되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종래의 미국경영학은 미국만을 대상으로 연구해왔다. 그러나 70년대 중반부터 미국의 경영학도들은 필수과목으로 일본·서독·프랑스의 경영방식을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 하나의 학회는 의회와 산업체, 곧 정치와 이단단체, 그리고 정부와 기업, 정부·기업·노조의 관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서로는 코앞의 이익보다는 장기적 이익에 보다 눈을 크게 뜨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국정부가 적자에 허덕이는 크라이슬러 자동차회사를 구제하려는 것도 그린 노력의 하나다. 이제 미국의 기업들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위한 투자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목표가 뚜렷하면 우선 그것을 상상하고 싶은 의욕과 욕망이 생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선 정책의 파급효과도 클 수밖에 없다. 미국은 다시 고도기술산업에도 눈물 들릴 수 있게 되었다.
「로지」교수는 이처럼 미국의 기업, 미국의 경제를 낙관하고 있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을 그는 경제문제에도 적용했다.
지금 남의 나라 얘기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의 타임 허라이즌 어느 정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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