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남녀의「만남의 장」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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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사랑은 알되 사랑을 하지 못하는 우리의 마음들이 여기 있습니다. 대화와 노래와 재치와 웃음과 순수한 젊음의 만남 「사랑의 축재」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미혼남녀 30쌍을 초대, 매달 세쨋주 토요일마다 건전하고 폭 넒은 친교를 도와주는 YMCA영등포 지회「사랑의 축제」가 젊은이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작년21월에 문을 열어 9번째가 되는 지난 21일 하오6시∼9시 사이의 모임을 살펴본다.
신청요령은 본인이 직접 참석하여 주소·나이·학력 등을 기입하고 특별히 남자신청자에게는 신분보장을 위해 직장이 확실한 경우에만 신청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고있으며 회비는 2천원.
파트너와 맺어지는 방법은 여자신청자와 남자신청자간의 연령차를 고려해 희망사항에 기입한「키」정도의 요청은 부합될 수 있도록 주최측에서 결정한다.
1부 「짝과 합께」 ,2부 「슬라이드 상영과 행운권 추첨」 ,3부「촛불을 밝히고」등의 내용으로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사방의 축제」 는 전혀 낯선 남녀를 각각 짝지어 쥐 파트너간의 어색함을 극복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번 「사랑의 축제」 에 참가한 연령층은 남자의 경우 25∼33세, 여자는 23∼26세. 학력은 대졸과 고졸, 직업은 회사원이나 사무직 여성이 주류를 이룬다.
이렇게 맺어진 쌍들은 노래를 부르며 파트너끼리 손을 잡고 손바닥을 부딪는 등 가벼운 접촉을 통해 어색한 분위기를 해소시키면서 차차 친숙해가고 초청된 부부들의 실제경험담을 토대로 한 결혼관과 부부선택의 지혜, 사람을 표현하는 방법 등을 듣게된다.
또 장난감 토끼가 꼬마주인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진짜 토끼로 변형되는 과정을 담은 「사랑 받는 날에는」과 이바진 동그라미가 자기의 짝을 찾기 위해 방황하는 항로를 표현한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 짝은」 등의 슬라이드를 보여주어 파트너에 대해 서로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 두 사람만이 대화할 수 있는 계기를 유도해 준다.「결혼적령기의 미혼남녀들이 단순한 이성교재보다는 결혼을 전제로 만남을 통해 「내가 선택한 사람」이란 의미에서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의 결정을 도와주는 것이 「사랑의 축제」의 취지』라고 송준당씨(YMCA영등포지회총무) 는 설명하면서 『대학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여자들에겐 의의로 남자와 접촉할 기회가 거의 없어 짝을 지워준다는 목적보다는 짝을 만났을 때 어떻게 상대방에게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를 훈련시기는 것도 이 모임의 취지 중의 하나입니다. 결혼은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 시각일 뿐이니까요』라고 덧붙인다. 누구를 찾는 다기보다는 자신을 발견하고 이성의 짝을 식별해 선택하는 안목과 방법을 지도하는「만남의 장」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3시간의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가는 참가자들의 마음은 대체로 만족감을 느낀다.
친구의 소개로「사랑의 축제」에 참가하게된 조현철씨(29·회사원·서울 도봉구 방학동) 는 『남녀의 만남이 숨고 피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개방적으로 건전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면서 「전혀 새로운 낯선 사람인 파트너 안해숙씨(25·타이피스트·서울 도봉구 수유동) 가 다행히 처음에 쑥스럽던 분위기를 극복하는데 호흡을 잘 맞춰주어 즐거웠습니다. 의사 안에서도 이런 친교의 모임을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 고 흐뭇해한 다.
『모임이 끝나면 여기에서 지어진 짝들끼리 더러는 팔짱까지 끼고 흩어집니다. 3시간 동안에 친숙한 사이가 된 것이죠.
그러나 그들 가운에 몇 쌍이나 실제로 결혼에까지 이르고 몇 쌍이 교제를 사회 계속하며, 또 금방 헤어져 버린 경우는 얼마나 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됐든 간에 우리가 젊은 남녀의 건전한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다는데 큰 의의를 찾습니다.』 송총무의 말이다. <육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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