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군부모·경찰|공방 2라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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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여대생 박상은양 피살사건의 용의자 J군을 놓고 실추됐던 「명예」를 되찾으려는 경찰과 이에맞선 J군의 아버지간에 치열한 제2라운드 공방전이 불붙고 있다.
16일간의 불법장기연행수사끝에 검찰의 J군귀가조치로 고배를 들어야했던 경찰은 여론의눈치를 보며 그동안 꾸준히 수집했던 여러방중을 토대로 J군의 자진출두요구서를 두차례나 띄우며 끝내는 강제수사에나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반면 J군의 아버지는이에 뒤지지않고 경찰출두를 거부해오다 23일 기자회견을 자청, 경찰의 9가지 고문사례를 폭로하면서「인권」에 호소하고있다. 경찰은 제2회전에서 과연 명예회복을할수 있을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찰의 입장>
J군이 범인이아니면 이 사건은 영구 미제라는게 경찰의 신념. 우선은 검찰의 결심을 촉구하는게 제1단계작전이었다.
J군의 귀가조치후 즉시 수사본부장을 김인수 강남경찰서장에서 윤주선서울시경형사과장으로 바꿔 수사체계를 격상했다.
이어 인권을 무시한다는 국민들의 불신을 씻고 구속영장신청을 합법화시키기 의해 출석요구서를 보내기로했다.
세차례나 출석 요구서를 보낸 뒤에도 J군측이 이에 불응하면 이를 명분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수 있고 검찰도 더이상 회피할수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경찰의 전략.


경찰의 꾸준한 미행과 방증수집을 애써 모르는채 J군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는한편 경찰의 계속수사를 의식적으로 무시하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무혐의를 입증하려 했다.
그러나 경찰로부터 두차례에 걸친 출석요구서를 받자 적극적인 방어에나서 J군의 언행기간중의 고문사실을 폭로하기 시작했다.
J군의 아버지는 또 경찰의 출석요구에는 응할수 없으나 검찰이 출두를 요구하거나 적법한 절차에 따라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응하겠다고 밝혀 검찰에 추파(?)를 던지는 한편 『못믿을 경찰』에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출두하지 앉겠다는 의사를 강조, 경찰의 이미지와 여론을 십분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경찰이 그동안 보강했다는 증거의 신빙성과 객관성이 검찰과 법원에 의해 어느정도 인정돼 J군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느냐에 달려있다.
따라서 경찰의 강제수사방향이 확고해진 이상 다음단계는 검찰의 결심을 기다려 볼수밖에 없다. <전미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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