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MS, 다음은 '루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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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에릭 루더(38.사진) 수석 부사장이 빌 게이츠 회장의 후계자로 주목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빌 게이츠 회장과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는 모두 49세여서 가까운 시일 안에 2선으로 물러날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러더 부사장은 탁월한 실력으로 MS 내에서 차세대 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그의 장점은 MS에서 14년간 일하면서 검증된 사업 능력과 재치.소신 등이 고루 후한 평가를 받고 있는 점. 무엇보다 루더가 맡고 있는 네트워크 관리 등 서버 부문 사업은 해마다 15~20%씩 성장하면서 최근 연매출이 10조 원에 이를 정도로 MS에서 톡톡히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굳힌 아성을 넓혀갈 새 디딤돌이 필요한 MS로서는 이런 그가 여간 고마운 게 아니라는 것이다. 또 서버 부문은 IBM.오라클 같은 경쟁사들의 소프트웨어 부문보다 빠르게 커 나가고 있는데다, 무료 운영체제인 리눅스로부터의 위협도 아직 크지 않아 사업 잠재력도 상당한 분야다. MS에서 임원으로 일했던 벤처투자가 브래드 실버버그는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최고경영자)가 루더에게서 마치 과거 자신의 모습을 본다고 생각할 정도"라고 말했다.

신문은 특히 루더가 MS에 합류한 직후 빌 게이츠와 맞붙은 일화를 소개했다. 1992년 25세의 신출내기 사원이었던 루더는 윈도 운영체제와 관련한 기술적 문제가 생기자 "빌, 당신이 전적으로 완전히 틀렸다"며 "여기 그 이유가 있다"고 당당히 소신을 밝혔다. 이에 빌 게이츠는 당찬 그의 의견을 접하고 "당신이 옳다"며 손을 들어줘 당시 화제가 됐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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