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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납서 단련된 기술 민수 시장 향해 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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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방위산업체들이 민수용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군수품 수요가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자 활로 찾기에 나선 것이다. 방위산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은 평균 50%대로 제조업 평균 70%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한국우주항공산업(KAI)은 현재 20%인 민수 부문을 2010년까지 40%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미국 벨사와 공동 개발 중인 '429헬기'는 KAI가 생산할 첫 번째 민수용 항공기다. KAI는 2007년까지 429헬기의 개발을 완료해 이후 10년간 35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KAI는 또 독자 개발한 훈련용 항공기 'KT-1' 5대를 인도네시아 국방부에 납품키로 했다. KAI가 부품이 아닌 완제품을 수출하는 것은 KT-1이 처음이다. 2003년 7대를 인도네시아에 납품했었다.

삼성탈레스는 현재 10% 미만인 민수 부문을 2015년까지 30%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탈레스는 통합보안시스템 판촉에 힘을 쓰고 있다. 공항.항만 및 기업과 공공시설의 보안장비와 시스템을 통합, 운영하는 이 시스템으로 부산신항만 등과 공급 협상을 하고 있다. 군대에서 사용하던 무선통신기술 노하우를 이용해 디지털 주파수공용통신(TRS) 분야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27일 경기도 용인에 국내 최대 레이더 연구소를 준공한다. 삼성탈레스 관계자는 "국내 방위산업체들이 원천기술을 국방과학연구소(ADD)에 의존해 독자적인 기술 확보에는 크게 힘쓰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세계적인 레이더 전문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밀전자분야 전문 방위산업체인 넥스원퓨처도 민수사업에 발벗고 나섰다. 넥스트원퓨처가 개발해 생산 중인 민수용 제품은 '스펙스럼 애널라이저'다. 전파의 강도를 측정하는 계측기의 일종이다. 고속 성장 중인 광대역코드분할방식(W-CDMA),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등과 관련된 차세대 통신 장비도 개발 중이다. 방위산업진흥회 한 관계자는 "방위업체들도 독자적인 사업기반을 갖춰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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