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10개팀 감독 "외국인 2명 출전? 기대보단 우려…"

중앙일보

입력

외국인 선수 2명 출전에 프로농구 10개 구단 감독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프로농구연맹(KBL)은 6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2014~2015 시즌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프로농구 10개 구단 감독, 대표 선수, 신인 등 30명이 참석해 새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날 자리에서는 올 시즌 새롭게 도입되는 제도에 대한 각 감독들의 의견도 있었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국제농구연맹(FIBA)의 규칙을 최대한 적용하기로 한 게 큰 변화다. 경기 중 흐름을 끊는 20초 작전타임제가 폐지되고, 웬만한 몸싸움은 파울로 판정하지 않는 등 일부 규정 개정으로 경기 흐름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자유투에 공격권까지 주는 속공 파울 규정이 사라지고, 고의 파울 규정을 강화한다. KBL 고위 관계자는 "기본 규칙을 강화해 리그에 흥미를 불어넣으면서 동시에 판정에 대한 시비를 줄이고, 국제경쟁력도 강화시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창진 KT 감독은 "새로운 룰에 적응하는 게 지금으로선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고, 이상민 삼성 감독도 "새로운 규정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 성패도 달라질 것이다. 그것이 변수다. 그 때문에 어느 팀이 우승후보일지 장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이날 자리에서 뜨거웠던 화두는 외국인 선수 출전 규정 변화였다. 미디어데이 현장에서는 이날 오후 진행될 KBL 이사회에서 현행 '외국인 2명 보유, 1명 출전'을 '2명 보유, 2명 출전'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는 소식이 전해져왔다. 이에 대해 10개 구단 감독들은 "프로농구 흥행을 위해선 어쩔 수 없겠지만 국내 선수들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프로농구 출범 때 취지와 상반된 내용이라 당혹스럽다"던 전창진 감독은 "프로 초창기에 외국인 2명이 한꺼번에 뛰면서 국내 선수들이 위축된 부분이 있었다. 대학 선수의 진로 결정이 어렵고, 어린 선수들이 농구하는데 애로사항이 많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역 시절 외국인 선수가 한꺼번에 2명이 뛰었던 시절을 경험했던 문경은 SK 감독은 "그렇지 않아도 슈터가 많이 부족하다. 용병이 2명 뛰면 슈터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고 국내 선수들이 파워포워드를 기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2년동안 농구대표팀을 맡으면서 국제 농구의 흐름을 누구보다 잘 아는 유재학 모비스 감독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유 감독은 "매년 큰 국제대회를 나가는데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 활동량 등을 고려했을 때 그런(외국인 2명 출전 규정) 게 옳은 결정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흥행 보장도 미지수다. 옛날 농구가 재미있었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굳이 외국인 2명이 뛸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