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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미·소첩보전 가열. 3천2백㎞밖의 농구공도 알아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국과 소련등 초강대국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군사과학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치열한 첩보전쟁을 벌이고 있다.
잠수함·항공기·함정·인공위성 등이 동원되는 미소간의 첩보전쟁은 서로 상대방의 군사기밀 탐지는 물론, 가장 적국의 기밀까지도 수집되고 있다. 마치 공상과학 소설처럼 보이는 현대의 첩보전쟁에서는 007같은 스파이의 역할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고, 그보다는 인공위성·첩보항공기·함정·잠수함에 탑재된 고도의 초현대식 정밀전자탐지장치와 3천2백㎞밖의 농구공을 탐지할 정도로 강력한 지상의 레이다추적소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
현대 첩보전에서는 지구궤도를 선회중인 인공위성이 가장 인기를 끌고있다. 인공위성의 눈(카메라장치)과 귀(청음장치)를 통해 군사정보가 수집된다. 그러나 인공위성은 지상기지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첩보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심해에서 첩보활동을 하는 잠수함이다. 지난달 스웨덴 영해내에서 좌초된 소련 잠수함의 예에서처럼 잠수함은 다른나라 함정을 추적하거나 잠망경을 통해 1급비밀의 레이다기지나 군사시설을 촬영하고 있다.
소련은 최소한 58척으로된 첩보함대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일부는 미국연해에 상주하다시피하면서 사우드 캐럴라이나주의 찰스턴 잠수함기지, 플로리다주의 케이프 카내베랄우주센터, 캘리포니아주의 반덴버그 공군기지의 미사일시험시설 등을 탐지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와 괌도의 미국핵잠수함기지, 노르웨이연안, 도버해협, 지브롤터, 시실리, 페르시아만의 호르무즈해협, 그리고 한국과 일본근해등도 소련 첩보선의 활동무대다. 미국도 오랫동안 특별첩보함대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68년 북괴에 의한 푸에블로호 나포사건이후 첩보선은 은퇴했다. 미국잠수함의 첩보활동은 비밀에 싸여 있으나, 소련잠수함을 추적하고 때로는 소련영해 3마일내까지 침투하고 있으며 소련의 해저통신케이블에서 도청도 하는것으로 알려져있다.
미국은 소련잠수함의 추적에만 연간 최소한 65억달러의 경비를 쓰고있다. 미해군은 장거리비행기를 동원, 소련의 해상활동을 촬영하고, 바다에 음향탐지 부이를 띄워놓고 있다. 미국과 소련은 첩보비행기와 첩보용인공위성을 유지하기 위해 각각 수10억달러를 쓰고있다. 미국은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와 SR-71블랙버드 첩보기를 공중접보 수집활동에 사용하고 있다.
SR-71는 음속의 3배로 24㎞상공을 비행하면서 시간당 16만평방㎞ 범위를 촬영할 수있다. 이밖에도 U-2기를 개량한 고공첩보기 RC-135정찰기를 12대이상 보유하고 있다.
소련의 첩보기는 프로펠러 추진식 베어(곰)기와 미그-25 폭스바트기다. 미국의 인공위성 페레트는 모스크바 거리를 질주하는 리무진안의 대화까지 도청할 수 있을 정도로 고감도다. 인공위성의 적외선 카메라는 지상의 위장목표물을 꿰뚫어 볼 수 있으며, 소련의 레이다추적소의 위치를 정확히 탐지해낸다. 지구궤도에서 활동중인 미국의 첩보용 인공위성은 40개다.
현대의 첩보전은 수중에서부터 지상 그리고 고공을 벗어난 대기권내에서도 행해지며 지구 구석구석으 샅샅이 탐지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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