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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기계 질환<199>|전립선 비대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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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남자들은 나이 50∼60세가 지나면서 소변을 볼 때 처음에 힘이 들고 차차 소변줄기도 힘없이 가늘어지며, 또 소변이 자주 마렵고 자다가도 몇 번씩 보아야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 탓으로 몸이 약해졌거나 양기가 부족하여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굥향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방광을 조절하는 신경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한 청·장년과 똑같은 배뇨기능을 가져야 당연한 것이다. 만일 앞에 설명한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는 양기부족 때문이 아니라 방광아래쪽 요로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가 된다.
50∼60세 이상 남자에게서는 이런 이상의 대부분이 전립선비대증 때문이다. 전립선은 50세가 넘어서면서부터 점차 커지는 경향이 있는데 미국에서는 60세 남자의 60%에서, 80세 남자의 70∼80%에서 전립선비대증이 발견되며 이중 3분의1 정도가 배뇨장애증상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동양인에게서는 서양인보다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전립선비대증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전립선은 방광아래 요도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기관으로 정충의 운동을 활발히 해주는 분비물을 내는데 나이가 들면 이곳에 혹이 생기면서 커진다.
일종의 양성종양인 셈인데 이것이 커지는 원인은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의 불균형이 원인이 아닐까 짐작되고 있을 뿐이다.
최근 68세 된 노인이 갑자기 소변이 나오지 않아 병원에 찾아왔다. 병원에 오기 전날 밤에 술을 마시고 잤는데 갑자기 오줌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과를 들어보니 4년 전부터 소변을 보려면, 처음에는 잘 나오지 않고 누고 나서도 시원치 않았으나 나이 탓이려니 하고 그냥 지내왔다는 것이다.
전립선을 만져보니 정상보다 2배나 커져 있었고 방광경검사로도 확인되었다. 이 노인은 우선 비뇨로 오줌을 빼낸 다음 전립선절재수술을 받고 1주일만에 퇴원했다.
전립선비대증의 증상은 배뇨장애가 대부분이며 야간빈뇨가 특징이고 25%에서는 혈뇨도 나타난다. 그러나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잘 알 수가 없다. 본인이 잘 느끼지 못하는 동안 점차 잔뇨가 자주 생기고 요관이 확장되며 수전증이 생기고 신우염이 반복될 수 있다. 그러면 신장의 파괴가 심해져 신부전이 되고 환자는 갈증·빈혈·구토 등의 전신증상이 생긴다.
전립선의 진단은 직장 안으로 손을 넣어 만져보면 금방 알 수 있는데 돌같이 단단하게 만져지는 전립선암과도 구별이 잘된다.
치료는 신장기능이 정상이고 잔뇨가 없는 경우에 온좌욕 등의 일반적인 치료로 충분하지만 잔뇨가 많거나 수신증이 있는 경우는 수술만이 효과적이며 약물치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술은 크기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요도를 통한 절제, 개복절제수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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