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남북관계도 수확 거둬야되지않겠느냐"는 질문에 김양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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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위해 방문한 북한 대표단이 4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정부 관계자들과 오찬회담을 시작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 실장 등은 이날 오후 1시50분부터 인천시청 근처 영빈관에서 북한의 권력 2위 황병서 총정치국장 겸 국방위 부위원장을 비롯해 최룡해 노동당 비서,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 등과 오찬회담을 열었다. 이날 회담은 인사말만 공개된 채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측에선 류길재 통일부 장관, 김남식 통일부 차관,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 홍용표 청와대 통일비서관, 한기범 국가정보원 1차장, 천해성 남북회담본부장, 실무자 1인 등 총 8명이 참석했다. 북측에선 김영훈 체육상과 손광호 북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 등 모두 7명이 참석했다.

오찬회담을 통한 남북 접촉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남북 간에 이뤄진 최고위급 접촉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성사된 남북 간 고위급 회담은 지난 2월 남북 고위급 접촉으로 당시 수석대표는 차관급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방한한 황병서ㆍ최룡해ㆍ김양건은 북한의 최고실세로 꼽히고 있는 최고위급 인사들이다.

김관진 실장은 오찬시작에 앞서 “북측 대표단이 아주 좋은 가을날씨를 몰고 오셨다”며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남북관계도 아마 그 수확을 거둬야 되지 않겠느냐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이어 김 실장은 인천아시안게임과 관련 “이번 아시안게임에 북측 선수단들의 쾌거, 승전 잘 봤다. 남남북녀라고 북쪽 여자축구선수들 진짜 참 훌륭한 경기를 했다”며 “남북 축구선수 간에도 넘어지면 서로 돌봐주고 일으켜주기도 하고 선수들끼리 동포애가 작용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환영의 말도 인사말을 이어갔다. 그는“아주 특별한 오늘 위치에 계신 분들이 대표단으로 오셨기 때문에 아주 남북관계도 잘 발전이 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을 해야 되겠다. 감사하다. 다시 한번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양건 비서도 웃는 얼굴로 화답했다.

김양건 비서는 “총정치국장 동지와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환대해주는데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번에 아시아경기대회 폐막식에 참가하고 또 우리 선수도 만나서 축하해주려고 방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회가 우리 북남사이에 관계를 보다 돈독히 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걸음을 걸어왔다”며 “오늘 여러분들과의 자리를 같이 하고 따뜻한 식사를 같이 한데 대해서 사실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비서는 김 실장의 축구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답했다. 그는 “이번에 아시아경기대회는 우리민족이 이룬 힘과 자랑을 온 세상에 시위했다”며 “특히 북과 남이 체육의 상징종목인 축구에서 우승했다. 이건 우리민족의 자랑이고. 우리 힘이 시위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자랑찬 성과를 거둬서 오늘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렇게 저렇게 보던 분이지만 처음 만났으니까 더 구면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모두발언 후 김관진 실장이 “우리나라 TV에서 세분이 자주 나와서 얼굴이 낯설지 않다. 친숙하다”고 말하자 김양건 비서는 웃었다.

한편 김관진 실장은 이날 오찬 참석 전에 ‘황병서가 김정은 메시지를 갖고 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고 하는데’란 질문에 “아직까지 추측일 뿐이다.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북한 대표단이 탈북자단체 대북전단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는 관측에는 “삐라는 민간단체에서 하는 것이다. 우리 법체계에 따라서 하는 것”이라며 “우리 법체계를 잘 이해시켜야한다”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사진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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