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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두둑해진 미국 … 한국 수출기업에도 좋은 소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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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강한 달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휘젓고 있다. 모든 자산 가격을 측정하는 잣대의 단위가 바뀌는 셈이다. 동시에 달러 캐리가 미국으로 환류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 중앙은행의 양적완화(QE) 이후 신흥국으로 유입됐던 자금이다. 그 바람에 신흥국 주가가 흘러내리고 있다. 한국 원화 등의 가치도 미끄러졌다. 시장 분위기가 사뭇 침울하다.

 그러나 한 사건이 늘 불행만을, 반대로 행운만을 몰고 오지 않는 게 시장의 속성이다. 달러 오름세 덕분에 미국인들의 소비가 더욱 활기찰 전망이다. 달러 가치 상승과 가계 순자산의 오묘한 관계 때문이다. 순자산은 전체 재산에서 빚을 뺀 금액이다. 소비의 기준점이기도 하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가계의 순자산이 80조 달러(약 8경4800조원)를 넘어섰다. 금융위기 와중인 2009년엔 55조 달러였다. 5년 새 45% 넘게 늘어났다. 미국인이 금융위기 직후 허리띠를 졸라매고 빚 줄이기(디레버리징)를 한 결과다.

 이렇게 늘어난 순자산의 구매력이 강한 달러 덕분에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달러 지수는 올 7월 이후 석 달 새 7% 올랐다. 이 달러 지수는 주요 교역 국가들의 통화와 달러 환율을 가중평균 방식으로 계산한 것이다.

 미국인들은 세계 최대 소비세력이다. 강한 달러 덕분에 더욱 커진 순자산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소비에 나서면 국내 수출기업엔 좋은 소식이다. 유럽과 중국 등 주요 수출 시장의 수요가 시원찮은 와중이어서 더욱 그렇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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