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구 국정원장 임명 갈등 폭발] 盧대통령 발언 全文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청문회 하느라 수고했습니다. 국회 청문회와 상임위에 출석할 때 제일 어려운 것이 감정을 절제하는 겁니다. 정책만 묻지 않고 때때로 모욕을 주니까 절제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답변하면 기분 나빠하고, (의원들이)모욕으로 사람을 제압하려고 하니 제일 어려운 겁니다. 답변을 듣지 않고 또박또박 답변하면 마치 어린아이 대꾸하는 것 나무라듯 '어디다 대고 대꾸야' 그런 식이죠.

(고영구 국정원장이 "대통령께서 정국을 이끄는 데 저희가 부담될까 걱정"이라고 하자) 그건 잘못된 겁니다. 국회는 국회로서 할 일이 있고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할 일이 있습니다. 서로 권한을 존중해주고 그래야 합니다. 검증하면 그만이지 국회가 '임명하라 마라'하는 것은 대통령의 권한에 대한 월권입니다.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좋지만,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해서 '국회 운영 안 한다, 법안 심의 안 한다, 추경도 안 한다….'

추경은 민생을 위해 하는 것이고, 경제를 위해 하는 겁니다. 대통령 좋으라고, 대통령 위해 하는 게 아닙니다. 그걸 볼모로 하겠다는 겁니다. 도덕적 자질과 업무 역량을 국민에게 표출하는 것은 좋은데, 심판 권한을 국회가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요.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국정원이 정권의 시녀 역할을 할 때 행세하던 사람이 (청문회에)나와서 색깔을 씌우고… 소신 가지고 하십시오. 옛날에는 국정원장은 자기(대통령) 말 잘 듣는 사람 시켰는데, 이번에는 말 잘 안 듣는 사람 시켰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