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테이프에 걸레까지…땜질식 수습에 웃지 못할 인천 AG

중앙일보

입력

 
인천 아시안게임이 연이은 부실한 시설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29일 대회 탁구 남자 단체전이 열린 수원실내체육관에는 박스 포장용 테이프가 경기장에 등장했다. 중국과 일본이 맞붙은 단체전 준결승 1경기 초반에 바닥 고무 매트 일부가 뜯어져 나가는 현상이 발생해 심판이 즉각 경기를 중단시켰다. 대회 운영본부 측은 급히 해당 부분을 뜯어낸 뒤, 붉은색 박스 포장용 테이프로 여러 겹 붙여 땜질식으로 수습했다. 이 때문에 약 10분간 경기가 중단됐다.

수원실내체육관은 핸드볼 예선전을 치른 뒤, 하루 만에 탁구 경기를 치를 코트로 바꿨다. 훼손된 부분은 방송 중계용 장비와 연결된 전선이 위치해 있었다. 이 부분을 제대로 고정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잇따라 경기가 치러지자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중국-일본 경기가 끝난 뒤, 운영본부는 해당 부분을 다시 완전히 고정시키는 작업을 진행했다.

28일에는 육상 경기가 열린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는 걸레가 등장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빗방울이 거세지자 트랙에 고여있던 물기를 제거하기 위해 20여명의 자원봉사자, 심판들이 투입돼 걸레로 트랙을 닦았다. 최근 들어 일반 국제 대회에서 빗물 제거 기계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조직위 관계자는 "원래는 닦아줄 필요가 없는데 선수들을 위해 배려했다"면서 오히려 걸레질에 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29일 열린 테니스 경기에서도 코트에 고인 빗물을 제거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걸레를 들고 닦았다.

지난 26일에는 세팍타크로와 양궁이 열리는 부천체육관과 계양양궁장에 폭우로 경기가 일시 중단되거나 관중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부천체육관에는 갑작스런 장대비로 경기장 상층부에 누수가 발생했고, 계양양궁장에선 본부석 천막 지붕에 물이 차올라 현장 관계자가 급히 천막에 구멍을 내서 고여있던 물을 빼내는 작업을 진행했다.

수원=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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