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어깨수술 전 과정 녹화영상 환자에 제공 "노하우가 자신감이죠"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연세견우정형외과 김성훈 원장이 어깨 통증으로 내원한 50대 여성 환자의 관절 상태를 진찰하고 있다. 사진=김수정 기자

관절은 톱니바퀴와 같다. 잘 맞물려야 제 기능을 발휘한다. 오래되면 닳고 헐거워진다.

급기야 삐걱거리고 녹이 슬 듯 염증이 생겨 뻑뻑해진다. 관리를 잘 해줘야 그만큼 오래간다.

하지만 관절이라고 다 같지는 않다. 관절마다 질환의 종류와 원인이 조금씩 다르다.

환경이 저마다 달라서다. 특히 어깨관절은 우리 몸에서 360도 회전할 수 있는 유일한 관절이다.

같은 관절이라도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다. 연세견우정형외과 김성훈 원장은 오롯이 어깨관절 질환만 진료해 온 어깨관절 전문가다. 자신만의 수술법을 개발했고, 수술 과정은 모든 환자에게 모조리 공개한다. 수술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어깨도 무릎이나 허리처럼 중년이 되면 서서히 문제가 생긴다. 다른 관절과 마찬가지로 퇴행성 변화를 겪는다. 단, 그 형태가 좀 다르다. 무릎은 체중부하로 이를 지탱하는 연골이 닳거나 찢어지는 반면, 어깨관절은 관절을 감싸는 근육과 힘줄의 문제가 주 원인이다. 체중을 지탱하지 않고 매달려 있어서다. 어깨를 움직이는 근육은 어깨 앞·뒤·위쪽에 총 4개(회전근)가 있는데, 이 근육의 힘줄(회전근개)이 약해지고 염증이 생긴다. 통증은 염증이 생겨서 붓고, 쇄골에서 이어지는 어깨 끝 뼈인 견봉에 닿아서 생긴다. 이 상태를 회전근개 염증 또는 충돌증후군이라고 한다. 이 상태가 지속하거나 악화하면 결국 힘줄이 끊어진다. 만성 어깨 통증의 주범인 회전근개 파열이다. 어깨에 퇴행성관절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회전근개 문제가 월등히 많다. 50대의 5%, 60대의 10%, 70대의 20% 정도는 힘줄이 끊어져 있다고 보면 된다. 60~70대는 1~2명꼴인 셈이다.

난도 높은 내시경 수술에 매진

회전근개 파열은 큰 병이라 생각하지 않고 방치하기 쉽다. 통증과 불편을 감수한다. 힘줄이 다 끊어져 통증이 극에 달하고 팔을 들어올릴 수 없을 정도가 돼야 비로소 병원을 찾는다. 충돌증후군 단계에서는 대부분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다. 염증으로 인한 부기를 빼는 주사·약물·물리치료와 충격파치료가 병행된다. 70~80%는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는다.

 비수술적 치료의 효과가 없거나 힘줄이 끊어지면 수술이 필요하다. 무릎 연골은 한번 닳으면 재생이 안 돼 심해지면 인공관절에 의존하지만, 끊어진 힘줄은 다시 봉합할 수 있다. 작은 구멍에 넣은 내시경을 보면서 치료하는 관절내시경 수술로 가능하다. 시야와 조작을 내시경에만 의존해야 하는 수술인 만큼 난도가 높은 수술 중 하나다.

 그런데 연세견우정형외과는 독특한 점이 있다. 김성훈 원장이 수술한 모든 환자에게 퇴원 시 USB메모리(컴퓨터저장장치) 하나를 준다. 수술의 전 과정이 담긴 동영상이 들어 있는 메모리다. 그의 실력과 수술 결과를 증명한다. 김 원장은 “내시경수술을 하는 모든 과정을 녹화한 동영상을 환자들에게 준다”며 “항상 라이브 수술을 한다고 생각하고 수술에 임한다”고 말했다. 수술 과정을 모두 공개하는 것은 환자의 신뢰를 높이고 라포를 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인공관절 대신 근이전술, 자기 관절 살려

김 원장은 환자가 자신의 관절을 최대한 유지하는 데 치료의 초점을 맞춘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봉합으로 다시 이을 순 있지만 치료 시기가 제한적이다. 힘줄이 끊어지면 근육의 장력으로 말려 올라가게 되는데 한 달 정도만 지나도 이 힘줄이 지방으로 바뀌어 사라져 버린다. 이렇게 되면 힘줄 봉합이 아예 불가능해진다. 팔을 들어올리지 못할 정도로 악화된 상태다.

 이때는 보통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김 원장은 가급적 근이전술이라는 수술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끊어져 없어진 힘줄 근처의 다른 근육을 옮겨와 제대로 기능을 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근육을 이전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김 원장은 “앞쪽 어깨 근육 힘줄이 말려서 없어지면 대흉근(가슴근육)이 붙는 자리를 떼어서 옮겨준다”며 “자기 관절을 보전하는 것이 좋아 인공관절 수술보다 우선 근이전술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근이전술은 관절내시경보다도 난도가 매우 높은 수술이다.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려 대학병원에서도 잘 하지 않는다. 이러한 수술이 가능한 것은 지금까지 5000례에 달하는 풍부한 경험으로 쌓인 노하우 덕분이다.

부작용 줄이려 신경마취

김 원장이 추구하는 것은 실력 있는 병원만이 아니다. 환자들은 연세견우병원을 ‘착한 병원’이라고 부른다. 김 원장은 회전근개 진단에 초음파 진단을 고집한다. 주로 진단에 MRI(자기공명영상촬영)를 사용하는 다른 병원과 대조적이다. 굳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환자에게 부담을 주지 말자는 철학이 담겨 있다. 초음파 진단이 5만원 정도인 데 반해 MRI는 40만~50만 원으로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마취도 신경마취를 고집한다. 어깨로 내려가는 해당 신경을 찾아 부분적으로 그 신경만 차단해 마취하는 방식을 말한다. 전신마취 부작용을 줄이고 수술 후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한 선택이다. 김 원장은 “다리 수술을 할 때 척추마취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깨 쪽에서 신경마취를 한다”며 “수술을 받는 환자가 대부분 50~70대라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가능하면 전신마취보다 신경마취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기사는 중앙일보 월요일자 건강섹션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기기사]

·'입소문'으로 선택한 성형외과… 알고 보니 광고? [2014/09/29] 
·어깨수술 전 과정 녹화영상 환자에 제공 "노하우가 자신감이죠" [2014/09/29] 
·호흡 가쁜 COPD … 특수 밸브 삽입해 숨길 연다 [2014/09/29]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우 500여 명 '희망의 길'을 봤다 [2014/09/29] 
·담뱃값 인상, 암 예방 위해 꼭 필요한 조치 [2014/09/29]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