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독감·대상포진' 백신 동시에 맞고 건강하게 겨울나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3면

김용범 원장이 내원한 60대 여성에게 환절기 대표 질환인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백신을 놓고 있다. 사진=김수정 기자

추위에 벌레가 땅 속으로 숨고, 모기의 입마저 비뚤어진다는 환절기다. 이맘때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아침저녁으로 급변하는 기온에 체온이 미처 따라가지 못해 면역력이 쉽게 떨어진다. 이때 슬금슬금 고개를 드는 것이 대상포진과 독감이다.

5060 환절기 건강 복병을 방치했다간 자칫 폐렴·뇌졸중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환절기는 50세 이상 중장년층과 만성질환자를 노린다. 신체 적응력은 떨어지는데 급변하는 일교차로 체온조절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위앤장참사랑내과 김용범(대한개원내과의사회 부회장) 원장은 “신체가 적절한 체온을 유지하지 못하면 몸의 저항력이 약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발병하기 쉬운 대표적인 환절기 질환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독감이다. 콧물이 나고 열이 오르며 두통이 오는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지만 쉽게 볼 질환이 아니다. 1~2주 내 특별한 치료 없이 나아지는 감기와 달리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중증 합병증이 온다. 대표적인 독감 합병증은 폐렴이다. 노약자·만성질환자가 폐렴에 걸리면 입원치료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대상포진 환자, 뇌졸중 발병 위험 4배

중장년층을 위협하는 대상포진도 주의해야 할 질병이다. 대상포진은 몸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다. 피부에 울긋불긋한 발진이 띠 모양으로 올라온다. 스트레스·노화·갑작스러운 환경 변화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고개를 든다. 어렸을 때 수두를 앓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발병 대상이다. 통증 강도가 분만통보다 더 고통스럽다고 해서 ‘통증의 왕’으로 불린다.

대상포진이 중장년층에 특히 위험한 이유는 합병증 때문이다. 김용범 원장은 “대상포진이 눈에 생기면 시력 손상을, 얼굴에 생기면 안면마비가 후유증으로 남기 쉽다”며 “대상포진을 앓았던 사람은 뇌졸중 위험이 4배까지 높아진다”고 말했다.

환절기 질병에 대비하는 간편한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특히 대상포진은 치료를 하더라도 신경통이 후유증으로 남을 확률이 높다. 후유증이 나타날 확률은 자신의 나이와 비슷하다. 50대면 50%, 60대면 60% 정도다. 김용범 원장은 “중년층은 예방이 최선”이라며 “대상포진 백신은 평생 1회 접종하면 된다”고 말했다. 50세 이상에선 연령이 낮을수록 예방효과(51~70%)가 높다.

50세 이하는 전문의 상담 후 접종해야

환절기 예방접종은 대한개원내과의사회(이하 의사회)의 성인 예방접종 가이드를 참고하면 좋다. 의사회는 ‘러브패밀리’ 캠페인을 통해 환절기질환에 대비하는 성인 백신을 안내한다. 이에 따르면 독감 백신과 동시에 접종할 수 있는 성인 백신으로 대상포진 백신, 폐렴구균 단백 접합 백신, 수막구균 백신, 자궁경부암 백신을 권한다. 50세 이상 중장년층은 독감·대상포진 예방을 위해 두 백신을 한번에 접종할 수 있어 편리하다. 50세 이하는 전문의와 상담 후 접종받을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9월에서 10월 초에 독감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한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지금이 적기다. 독감 백신은 매년 접종하는 것이 좋다. 항체가 만들어지는 기간과 예방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을 고려했을 때 독감이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인 11월 초까지는 접종하는 것을 권한다. 김 원장은 “예방접종뿐 아니라 환절기에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충분한 휴식, 균형 잡힌 식습관, 꾸준한 운동 같은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