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여자축구 김광민 감독 "북남전의 관건은 공정한 판정"

중앙일보

입력

인천 아시안게임 북한여자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광민(52) 감독이 한국과의 4강전 승부의 관건으로 심판진의 공정한 판정을 꼽았다.

김 감독은 28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북과 남이 준결승전을 치르게 됐다"면서 "결승에 진출하기 위한 중요한 경기다. 스포츠맨십에 맞는 동등한 경기가 이뤄져 선수들이 가진 기술을 남김 없이 발휘하는 수준 높은 경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언급한 '동등한 경기'의 의미는 '판정의 공정성'이었다. 취재진의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김 감독은 "일부 경기에서 주심이 왜곡된 판정을 해 승패가 전도되는 일이 있었다. 내일은 이런 일이 없이 공정한 경기가 되길 바란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상대팀 한국의 장·단점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어떤 장점과 단점을 파악했는지는 내일 경기를 직접 보면 알게될 것"이라 밝히며 호탕하게 웃어보인 그는 "남측에서는 지소연 선수의 기량이 뛰어나다. 기술이 높은 선수다. 지난해 지소연 선수가 참가한 2013년 동아시아대회에서도 수준 높은 기량을 확인했다"며 경계대상으로 언급했다. 이어 "우리 팀의 허은별은 몸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하다. 내일까지 하루의 시간이 남은 만큼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며 엄살을 피웠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김 감독이 동석한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윤덕여(53) 감독과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두 지도자는 1990년에 열린 북경아시안게임과 남북통일축구대회 등에서 우정의 대결을 하며 친분을 쌓았다. 이후 각각 대표팀을 이끌고 각종 국제대회에서 만날 때마다 남다른 우정을 나눠왔다.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나눠온 두 지도자의 지략 대결은 29일 오후8시 문학경기장에서 열리는 여자축구 4강전에서 펼쳐진다.

인천=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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