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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 물렀거라 유럽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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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올 상반기 시장 점유율이 70%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 업체들은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신차 투입을 서두르고 있다. 또 디젤 세단을 내놓으며 독일 디젤 차의 공세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 현대차는 성능과 디자인에서 외국 차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며 “기술적인 자신감을 바탕으로 소비자가 더 신뢰하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각각 42.7%와 26.8%로 합해서 69.5%였다. 두 회사의 반기 기준 점유율이 7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7년 상반기 이후 7년 만이다.

내수시장 잠식은 현대·기아차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2007년 상반기 기준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자동차의 점유율은 25.3%를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 17.1%로 감소했다. 또 올 상반기 자동차 점유율은 현대(42.7%), 기아(26.8%)에 이어 수입차(12.4%), 한국지엠(9.3%), 쌍용(4.1%), 르노삼성 (3.7%)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 그랜저의 새 형님 ‘아슬란’=돌파구는 신차 출시다. 올 하반기 현대차는 신형 세단 아슬란을 출시할 계획이다. 아슬란은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에 위치하는 모델로 4000만원대 가격으로 출시된다. 사자를 뜻하는 터키어인 아슬란은 수년에 걸친 국내 고급차 고객 대상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 개월에 걸친 튜닝 및 승차감 테스트를 진행하며 소음 및 진동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하반기께 연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를 위한 LF쏘나타 하이브리드도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 효자 모델 카니발·쏘렌토 버전 업=기아차는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를 출시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차 출시 전까지 내수시장에서 고전했지만 새 모델의 성공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카니발은 출시 후 7월 국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카니발에 뒤를 이어 출시된 신형 쏘렌토는 42개월 동안 총 4500억원이 투입돼 완성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기존 모델 대비 넓어지고 견고해진 차체에 유로 6 기준을 만족시킨 신형 디젤 엔진을 탑재한 것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기아차는 신형 쏘렌토의 국내시장 월 평균 목표 판매량을 5000대 내외로 정했다. 내년에는 국내서 5만대, 해외서 22만대를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르노삼성 SM7, 얼굴 바꾸고 재출격=르노삼성은 디자인을 변경시킨 SM7 노바(NOVA)를 내놓고 준대형차 시장에 재도전한다. SM7 노바에는 소형 SUV인 QM3에서 시작된 새로운 디자인 개념이 적용됐다. 최근 동향에 맞춰 발광다이오드(LED) 주간 주행등도 달았다. 2.5L와 3.5L로 나뉘는 엔진은 일본 닛산에서 공급받는다. 와이파이(Wi-Fi) 통신을 활용한 스마트 미러링 시스템도 장착했다. 지난 3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은 인사말을 모두 한국어로 외워서 했다. 그만큼 이 차에 대한 애정이 크고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시승을 해 보면 ‘SM7이 이렇게 훌륭한 차였나’라고 놀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젤 엔진? 한국차도 기술력으로 도전=유럽 디젤 세단 인기에 힘입어 국산 디젤 세단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국내 기술로 유로6 기준을 만족시키는가 하면 유럽에서 검증된 디젤엔진을 수입해 탑재하기도 한다. 과거 국산 디젤 세단이 출시된 후 소음과 진동 문제로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단종된 것과 다른 양상이다.

현대차는 1.7L 디젤 엔진을 탑재한 i40와 2.2L 디젤 엔진을 적용한 그랜저 등 2개의 디젤 세단을 판매 중이다. i40는 복합연비가 15㎞/L가 넘는 효율을 그랜저 디젤은 202마력(ps)의 출력과 45㎏·m의 높은 토크를 앞세운다.

한국지엠은 말리부 디젤로 중형 디젤 세단 시장에 가세했다. 말리부 디젤은 국내에서 조립 생산하지만 엔진은 독일 오펠에서, 변속기는 일본 아이신에서 수입해 장착한다. 자동차의 핵심인 동력 계통(파워트레인)에 높은 인지도를 가진 해외 제품을 탑재해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하면서 2014년형 모델 물량이 모두 팔리기도 했다. 특유의 핸들링과 주행성능이 장점으로 꼽힌다.

르노삼성의 SM5 D는 중형 세단 차체에 1.5L 디젤 엔진과 듀얼크러치 변속기를 탑재해 고효율에 집중했다. 복합연비 16.5㎞/L 수준으로 국산 디젤 세단 중 가장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배기량의 엔진 장착으로 세금 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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