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중 화재 막은 경기도 소방관 “안전한 경기도, 언제나119”

중앙일보

입력

김남진 과천소방서 소방위

손님으로 식당에 간 경기도 현직 소방관이 큰 불로 번질 뻔한 화재사고를 진화해 대형 인명피해를 막았다.

과천소방서 중앙119센터 김남진(43) 소방위가 그 주인공.24일 김남진 소방위는 “직업이 소방관이다 보니 화재에 맞서 초기진화를 했다”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김 소방위는 20일 오후 7시 40분께 안양시 비산동에 있는 대형 횟집에 친구, 가족과 식사를 하러 갔다.

주문하고 10분쯤 지나 식당 주방 쪽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주방 가스레인지에서 조리 중에 발생한 불길이 주방 환기구 다트 안쪽으로 번진 것이었다. 식당 바로 위층은 정형외과, 3층은 학원이어서 불이 위로 번질 경우 대규모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김 소방위는 서둘러 80여 명의 손님들을 대피시키는 한편, 종업원을 시켜 소방서에 연락을 취하고, 초기 진화를 시도했다. 김 소방위는 “주방의 물 호수와 소화기 8대를 이용해 초기 진화를 했고, 소방차가 도착했을 때도 불길이 남아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자욱한 연기 속에서 김 소방위가 진화 작업을 한 지 10분여 만에 불길이 잡혔다. 출동한 119대원들이 도착, 완전 진압에 성공했다. 김 소방위는 “갑작스러운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일단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게 최우선이다. 그 다음 현장상황에 맞게 초기 진화를 빠르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993년 안양소방서로 임용된 김남진 소방위는 22년 동안 경기도 소방관으로 일해 왔다. 지금은 과천소방서 중앙119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 소방위는 “격일제로 근무하다 보니 가정에 소홀해질 때가 있는데 대학생인 아들과 고교생인 딸이 이번 계기로 자랑스럽다는 말을 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언제나 경기도민 옆에는 119가 있으니 믿고 따라주셨으면 한다”며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소방관으로서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를 지켜봐 온 김동공 과천소방서 소방장은 “김 소방위는 자기 역할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며 “늘 위험한 현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선6기 남경필 경기도지사 취임 이후 경기도는 재난안전관리 기능을 소방재난본부로 일원화하는 등 안전부문 공약 실천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