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내의 임상실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세계적으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인터페론이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환자에게 투여되어 몇가지 주목할만한 결과를 얻어냈다.
백혈구를 배양해 인터페론을 국내에서 처음 생산한 경희의료원은 지난해 8월부터 금년 9월까지 내과·외과·안과·피부과등 4개과에서 31명에게 투여, 일부 암과 바이러스성 질환에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인터페론을 환자에게 가장 먼저 임상적으로 사용한 외과과장 전품열박사는 3명의 암환자에게 인터페론을 투여, 경과를 면밀히 관찰했다.
첫 투여자는 58세의 남자환자로 췌장암이 상당히 진전돼 간의 4부분에까지 암이 번진 환자. 이 환자는 지난해 8월 간의 일부 절제수술을 받았으나 암이 췌장과 간에 걸쳐 너무 번졌기 때문에 가족의 동의를 얻어 인터페론을 투여해보기로 결정했다.
인터페론을 하루 6백만 단위씩 1개월을 근육주사한 후 결과를 면밀히 관찰하다가 증세가 나빠질 때마다 3∼4개월 간격으로 1개월씩 3번(3개월) 투여했다. 마지막 달에는 증세가 나빠 하루 9백만 단위씩 투여했다.
인터페론을 투여하기 전에 환자는 2∼3개월 정도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금년 8월까지 13개월을 생존하고 사망했다. 인터페론mdf 투여한 후 환자는 출퇴근까지 하며 가벼운 근무와 식사까지 할 정도였으나 마지막에 증세가 악화돼 사망했다고 전박사는 전했다.
관찰결과 인터페론을 투여했을때는 암세포를 억제, 또는 파괴하는 면역세포(Tg-Cell Tm-Cell)수가 급격히 증가됐다는 것이다.
내과의 이창홍박사는 금년 6∼9월에 47세의 남자와 41세의 여자인 B형 만성활동성간염환자에게 인터페론을 하루 3백만 단위씩 2∼3개월간 투여했다. 남자환자는 투여초기에 병세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으나 여자환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박사는 환자 개개인에 따라 면역기전의 변화가 다르므로 일괄해서 말할 수는 없으나 임상실험결과 하루 3백만 단위의 인터페론 주사로는 B형간염 바이러스 퇴치가 불가능하므로 훨씬 대량을 더 오랫동안 투여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과과장 김상민박사도 지난 8월중순∼9월중순에 안과를 찾은 42명의 각막·결막염환자중 22명은 인터페론안약 (10만단위)을 하루3회 점안했고 나머지 20명은 종전처럼 항생제와 스테로이드제제를 혼합하는 방법(TCTM치료)으로 치료해 경과를 비교해봤다.
치료결과 눈물이 나고 이물감을 느끼는등의 자각증세가 3일 이내에 없어진 환자는 인터페론을 투여한쪽은 15명(68%)이었고 종래의 치료를 받은 쪽은 7명(35%) 이었다.
눈이 충혈되는 등의 타각적증세가 3일 이내에 없어진 환자는 인터페론사용군이 9명(41%),종래의 치료를 받은 쪽이 3명(15%)이었다. 치료후 1주일이 지났을 때는 2개의 군이 비슷한 치료효과를 나타냈다.
김박사는 이 실험결과 인터페론이 바이러스 질환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피부과의 윤재일박사는 금년 5월 29세 여자와 18세 남자등 2명의 대상포진환자(몸에 수포가 생기고 아픈 피부병)와 29세 남자와 18세 여자등 2명의 사마귀(손과 발) 환자에게 인터페론을 환부에 주사했다.
대상포진 환자에게는 하루 5천∼1만단위를 격일로 2∼3회, 사마귀환자는 하루 3천단위를 1주 2회로 모두 7∼11회 주사해 완치시켰다. 윤박사는 이 피부병은 종래의 방법으로도 치료가 되는 것이지만 이같은 임상실험을 통해 인터폐론이 바이러스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