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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의 다르덴 형제 황금종려상 또 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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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받아든 형제 감독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올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받았던 힐러리 스왱크와 모건 프리먼도 트로피를 건네며 그들의 기쁨에 동참했다. 제58회 칸영화제가 21일 오후 (현지시간) 벨기에 출신 장 피에르 다르덴과 루 다르덴 형제의 '신생아'(L'Enfant)에 황금종려상을 안겼다. 경쟁부문에 진출한 한국영화 '극장전'(홍상수)은 수상에 실패했다.

'신생아'는 구걸과 도둑질로 살아가던 10대 후반의 두 남녀가 아이를 낳으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영화. 다르덴 형제는 1999년 '로제타'에 이어 황금종려상을 두차례 차지하는 영예를 누렸다. 지금까지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 탄 감독은 올해 심사위원장을 맡은 에밀 쿠스트리차('아빠는 출장중''언더그라운드')와 일본의 거장 이마무라 쇼헤이('우나기''나라야마 부시코') 정도다.

다르덴 형제는 시상식에서 "올 1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실종된 프랑스 여기자 플로랑스 오브나와 이라크인 통역 후세인 하눈에게 바친다"며 "(수상 소식이) 그들에게 전달되고, 또 그들이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박찬욱 감독이 '올드 보이'로 받았던 심사위원 대상(그랑프리)은 미국 독립영화 감독 짐 자무시의 '망가진 꽃들'에 돌아갔으며, 감독상은 '카셰'를 출품한 프랑스 감독 미하엘 하네케가 받았다.

미국 배우 토미 리 존스는 그가 직접 메가폰을 잡은 '멜키아데스 에스트라다의 세 번의 장례식'으로 남우주연상을, '프리 존'에서 열연한 이스라엘 여배우 한나 라슬로는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중국 감독 왕샤오솨이의 '상하이 드림'은 심사위원상에 뽑혀 아시아의 '체면'을 살렸다. 첫 장편을 출품한 신인 감독에게 주는 황금카메라상은 '버려진 땅'의 비묵티 자야순다라(스리랑카)와 '너와 나와 우리가 아는 모든 사람'의 미란다 줄리(미국)가 공동 수상했다.

한국영화로는 중국동포 장률 감독의 '망종'(한.중 합작)이 비평가주간에서 프랑스독립영화배급협회(ACID)상을,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가 감독주간에서 국제비평가협회(FIPRESCI)상을 각각 받았다. '망종'은 중국에서 김치를 팔며 살아가는 조선족 여인의 고단한 삶을 다뤘다.

칸=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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