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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OPEC의 신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아무래도 미국은 에너지전쟁에서 승리할것 같다. 그 조직이 여러군데에서 나타나고 있다. 공급과잉이 그렇고 한풀꺾어진 가격상승추세라든가, 석유수입량감소 또한 그렇다.
OPEC의 전열을 흔들어 놓은 요인들이다.
석유소비량의 감소로 정유고장의 가동률마저 떨어뜨린 일본은 이제 OPEC신화가 무너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78년에 1배럴에 13달러었던 OPEC윈유는 당시 하루에 3천만배럴의수요가 있었지만 34달러로 오른 지금에 와서는 2천3백만 배럴로 줄었다.
OPEC는 생산 카르텔이라는 신화역시 붕괴되고 있다. 그들이 역사상 생산조정 합의에 도달한 것은 단한번도 없다.
그러한 기능이 없는 카르텔.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현재 회원상호간에 가격인하경쟁을 벌임으로써 많은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OPEC원유값은 계속상승만 한다는 신화 역시 사라졌다.
OPEC가 자신과 직접 관계없는 중동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대폭적으로 가격을 인상할때나 석유수요 감축기에는 메이저들이 OPEC를 도와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해준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도 그럴것이라고 모두들 생각했지만 이 신화도 결국은 한날 오해에 지나지 않앗음을 알게되었다.
메이저들은 산유국에 가격인하 뿐아니라 구매량감축을 계속 요구하는 입장이다.
이밖에 OPEC가 장기적이고 불변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통상적인 신화도 기실은 별 것 아닌 것으로 되어버렸다.
메이저 영향력의 후퇴, 이란 원유생산의 격감, 미국 원유수입감소와 국내원유생산 증가, 선진국의 연료대체와 에너지절약, OPEC 원유시장의 축소등으로 OPEC가 처한 환경은 크게 바뀌었다.
과거 20여년간 성공의역사(그것도 주변정세에의해 의연히 이루어진)를 지녀온 OPEC 자체의 붕괴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사우디아라비아등 석유매장량이 많은 나라는 싼값으로 오랜기간 원유를 팔려고 한다. 그러나 가채량수명이 20여년으로 알려진 나이지리아나 리비아는 비싼값으로 성질급하게 수출하려고 하는 양극성을 보이고 있다.
생산할당 문제를 놓고 OPEC내부의 대립이 격화되어 가맹국이 탈퇴한다든가해서 기능이 마비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매장량과 생산능력이 압도적인 규모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자유세계 원유시장에서 계속 설치게 될것이라는 것.
어떻든 OPEC는 이번달 말에 회합을 갖고 34달러 단일가격제도 채택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있어 한국의 입장에서는 주시하지 않을수없다. 공급과잉 속에서 국내 석유류가격 인상압박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세계 석유 생산량은 1일평균 5천7백50만배럴로 작년 동기보다 6%가 감소됐으며 이가운데 OPEC의 감소비율은 15.4%.
원유과잉사태가 얼마쯤 오래 지속될것인가에 대해 의견이 구구하다.
올해말에는 끝난다는것부터 시작해서 5년 또는 10년의 장기간을 예측하는 사람도 있다.
변함없는게 있다. 공급과잉은 함정이며 언젠가 또 석유위기가 있을지도 모른다 예측. 일시적 공급과잉에 현혹되지 말라는 것이다.[최철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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