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아→나→어머니등 딱딱한 어감피해|초중고는 10년만에… 학문 위주서 탈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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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문교부는 각급 학교의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국민학교「바른생활」교과서에 넣을 첫 문장을 『하늘, 파란 하늘. 파란 하늘에, 우리 태극기』로 바꾸기로 했다.
국민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내년부터는 바른 생활) 의 첫 단어는 이에 따라「영이야」(해방후)「어머니」(63년 이후)「나」(72년 이후) 에서「하늘」(82년 부터) 로 바뀐다.
문교부는 20일 한국의 자람인 파란 하늘과 태극기의 이미지를 어린 동심에 깊이 심어 앞으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때 항상 조국과 민족을 연상하고 사랑하도록 하기 위해 내년부터 개편되는 국교 1학년 바른생활 교과서 첫 머리에 이같은 단어를 넣기로 했다고 밝혔다.
해방이후의 첫 어휘는 『염이야, 이리와. 나하고 놀자. 바둑아, 바둑아, 이리와. 나하고 놀자』였다. 이는 생활중심, 놀이중심을 강조하는 미국의 진보주의 교육사조에서 나온 것.
또 63년에는 『어머니, 어머니, 우리어머니』로, 72년 유신 이후엔 『나, 너, 우리, 우리나라, 대한민국』으로 바뀌었다.
이것은 개인주의와 국가 우선의 철학에서 출발한 낱말.
그러나 어감이 지나치게 경직해 대립감정을 유발한다는 비판이 있어 이번 에 다시 고치기로 한 것이다.
한편 초·중·고교 교육과정개정은 72년 이후 10년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지금까지의 학문체계중심에서 생활장면중심으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국민학교 저학년 교과서의 통합이나 내용구성에서 이론적 전개를 피한 것도 그 때문이다.
중학교에서도 지리·역사·공민 등을 통합하고, 고교의 정치경제와 사회문화, 국토지리와 언문지리를 합쳐 사회를 보는 눈을 갖게 하고, 한쪽만이 아닌 종합적 판단력을 기를 수 있게 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지리만 알고 역사를 공부하기 않은 상태, 모는 지리나 역사를 모르고 공민만을 배우는 것은 뜻이 없다는 판단이다. <권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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