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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4강 앞둔' 최용수 서울 감독, "작년 못 다 이룬 한 풀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남은 360분 중 첫 단추 90분을 잘 꿰야한다. 작년 못 다 이룬 한을 풀고 싶다."

프로축구 FC서울의 최용수(41) 감독이 201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길목에서 비장한 출사표를 밝혔다. 서울은 17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웨스턴 시드니(호주)와 대회 4강 1차전을 치른다.

웨스턴 시드니는 대회 8강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광저우 헝다(중국)을 꺾는 복병이다. 광저우는 지난해 대회 결승에서 서울을 누르고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웨스턴시드니는 예상 선수단 몸값 약 4배 차이(웨스턴시드니 92억원, 광저우 344억원)를 극복했다. 호주 언론에 따르면 웨스턴 시드니는 8강 2차전을 앞두고 광저우 팬들의 기획 교통사고와 새벽 잠깨우기 공격까지 똘똘뭉쳐 극복했다.

최용수 감독은 16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광저우에 복수혈전을 벌이고 싶었다. 하지만 웨스턴 시드니도 결코 만만하지 않고, 무서운 상대다"며 "우리는 도전자가 아닌 도전 받는 입장이 됐다. 우승으로 가는 가장 큰 고비다"고 말했다.

서울은 올 시즌을 앞두고 데얀과 하대성 등 주축이 이탈했다. 한 때 K리그 클래식 12팀 중 11위까지 추락했다. 최용수 감독은 베스트11이 아닌 '베스트 23'을 활용하는 용병술을 발휘하고 있다. 서울은 AFC 챔피언스리그 4강과 FA컵 4강에 올랐고, K리그 클래식에서 최근 7경기에서 6승1무를 거두며 5위로 급반등했다.

서울은 웨스턴 시드니와 4강 1차전에 윤일록이 아시아게임 차출, 오스마르가 경고누적으로 경고한다. 하지만 서울은 조별리그에서 호주팀 센트럴코스트를 상대로 2연승을 거뒀다. K리그 클래식 팀들은 호주팀에 3승2무1패를 기록했다.

아울러 서울은 2009년 이후 AFC 챔피언스리그 홈 승률이 74%(13승5무3패)에 달한다. 원정 다득점 원칙을 고려하면 홈 승리가 필요하다. 서울은 지난해 에스테그랄(이란)과 4강 홈 1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두고, 2차전에 테헤란 원정 2차전에서 2-2로 비겨 결승에 진출했다.

최 감독은 "작년 이란 원정을 경험해봤다. 홈 기선제압을 통해 원정 자신감이 결승행에 큰 원동력이 됐다. 그 때 상황과 비슷하지 않나 싶다"며 "기선제압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집중력과 투혼, 냉정함, 승리 의지를 보여준다면 좋을 결과를 맞을 것"이라고 홈 1차전 필승을 다짐했다.

아울러 최 감독은 "지난해 못다 이룬 한을 풀고 싶다. (결승 1·2차전 포함) 남은 360분을 생각하고 있지만 1차전 90분 첫 단추를 잘 꿰는게 중요하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은 K리그팀 6년 연속 대회 결승행을 도전한다.

웨스턴시드니는 경기 감각이 떨어져있다. 호주리그는 인기종목 럭비를 피해 유럽처럼 춘추제라 10월에 개막한다. 아울러 광저우와 8강 2차전 골 터트린 토미 주리치와 브랜던 산탈랍 등 3명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아랍에미리트에서 10일간 전지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다졌다.

토니 포포비치 웨스턴 시드니 감독은 "우리는 16강에서 일본 J리그 챔피언(산프레체 히로시마)를 이겼고, 8강에서 지난 시즌 대회 우승팀(광저우)을 꺾었다"며 "서울은 작년 대회 결승에 진출한 좋은 팀이다. 홈 2차전이 있지만 원정 1차전을 긍정적 마인드를 갖고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 결승행 확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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