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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모하는 가을 대학축제|오락에서 학술중심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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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가을 대학캠퍼스가 축제로 술렁인다. 10월말 정기전을 앞둔 연·고대운동장엔 응원 연습하는 학생들의 함성이 일고, 서울대·서강대·중앙대·경희대·건국대·세종대 등 대부분의 대학에 학술심포지엄·연극제·사진·서도전등 서클활동과 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지난 학기 학원사태로 못다한 행사를 다시 치르는가 하면 고려대·연세대·외대·한양대 등 지난 봄 대학축제를 거창하게 치른 대학도 서클별로 체육대회나 연구발표회 등으로 젊음과 낭만을 즐기고 있다.
가을축제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씨름·탈춤·과거제 등으로 잊혀져 가는 옛 것을 찾고 쌍쌍파티 등 오락위주에서 학술행사중심으로 탈바꿈한 것.

<대학축제>
한강축전 (중앙대·10월10∼15일), 성신의예술제 (건국대), 운현학술제 (덕성여대·10월29∼31일), 목화제전 (동덕여대) 등 대학마다 특색 있는 축제이름을 내걸고 학술행사·예술제·체육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이미 시작했거나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서울대는 10월말께 열릴 관악제 준비에 바쁘다.
이번 관악제는 그룹사운드·쌍쌍파티·팝콘테스트 등 오락행사를 줄이고 학술행사와 연극공연 등을 주로 열 계획.
성대는 현대문명에 밀려 잊혀져 가는 우리 고유의 것을 찾기 위해 도포 입고 갓 쓰고 안성과거제를 치르는가하면 건국대는 농악발표와 송파산대놀이를 재연한다.
체육대회에는 으례 씨름대회가 열리고 구경꾼도 가장 많이 몰려든다.
동덕여대는 지난달 30일 끝난 축제에 『흥부놀이』와 『동덕인이여 각성하라』는 제목의 가장행렬을 통해 각박하고 이기적인 세태를 꼬집었다.

<연극공연>
올 가을 두드려진 행사는 가을무대에 올려지는 다채로운 연극공연.
서울대의 경우 사회대의 『어둠의 자식들』(황석영 원작), 사대의 『곡구령곡』, 의대의 『벚꽃동산』등 우리사회의 병리를 고발한 문제의식이 강한 작품들이 9월 한달동안 선을 보였다. 또한 『「오디프스」 왕』 (고대·극예술연구회 48회 정기공연), 『이혼파티』(연대·유드호스텔 제6회 정기공연), 뮤지컬 『포기와 베스』(중대예대), 『혈맥』 (숙대·연극반) 등이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밖에 각과나 서클단위로 나름대로의 작품을 선정, 공연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연극이 유명작가의 작품을 그대로 재탕하는 실정이어서 창작극의 새로운 모색에 대한 젊은이다운 실험정신이 아쉽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

<학술행사 및 전시회>
서울대는 최근 국내외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정치·경제 등에 대한 알찬 내용의 학술행사를 펼쳤다. 국제문제연구소가 주관한 『신국제 군사질서』, 경제학과 심포지엄 『한국경제와 외국인 직접투자』등등. 가정대 서클 『가교』가 주관한 이대 조형교수의 『여성문제를 보는 시각』 은 여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던 학술강연의 하일라이트 고대의 경우 『현대사상의 조망』 (외대 손본호교수 강연), 『문학 그 속에 있어서의 힘과 인간과 도전』 (소설가 이문열 강연) 등이 관심을 끌었다.
이밖에 각 공과대학의 건축전, 미대회화과의 작품전·음악회·독서토론회 등 보고들을 눈요기, 귀요기 거리가 푸짐하다.

<체육행사>
선후배 체육대회, 동문체육대회, 총장기쟁탈전교생체육대회 등으로 캠퍼스는 젊음의 함성과 환호로 가득하다,
고대와 연대는 장기 『고·연전』 일자가 10월23∼24일로 확정됨에 따라 양교 학도호국단은 필승작전에 벌써부터 열을 올리고 있다.
79년부터 남녀공학을 실시한 세종대의 경우 그 동안 「우먼파워」에 밀러 다소 움츠러들었던 남학생들이 3학년이 되면서 세력권이 넓어지자 학도호국단을 비롯, 학보사·방송국·서클장 등의 굵직굵직한 감투(?)가 남학생에게 돌아가 올 가을행사 또한 남학생위주의 행사로 바뀌어진 것이 특징. 「미스터 세종 선발대회」, 유도·축구·농구 등 가족체육대회 준비가 한창이다. <김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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