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방위의 간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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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33번째 국군의 날을 맞는다. 31년전 북괴군의 남침으로 시련에 빠졌던 우리국군은 9·28수도수복에 이어바로 이날 38선을 돌파, 북진을 개시했다. 국군의 날은 그것을 기념해서 제정되었다.
여느 해와는 달리 10·26 사태후의 극심했던 정치적·두회적 혼란을 극복하고 제5공화국이 공식출범한후 처음으로 맞는 날이라 금년따라 이날을맞는 감회는 각별하다.
돌이켜 보면 48년 정부수립과 연륜을 같이한 우리 국군은 스스로 서지도못한 요람기에 여순반란사건을 진압해야 했으며 북괴군의 6·25전면남침이란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어야했다.
그러나 그런 역경과 시련을 딛고 국군은 꾸준히 성장했다. 총별력 6만에 불과했던 국군은 오늘 60만대군의 위용을 자랑하게 되었으며, 장비면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서 세계적 강군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72년의 M-16생산에서 시작된 각종무기의 자체생산 노력은 착실히 결실을 보아 M-48탱크, 고속구축함, 500MD형 헬리콥터, 최신예미사일에 이르기까지 현대전을 치를수 있는 장비의 상당부분을 우리의 손으로 만들기에 이르렀다.
창군당시의 초라했던 국군을 생각할 때 참으로 격세지감을 금할수 없다.
국군의 전력이 이처럼 급속도로 성장한 것은 우리의 국방과학과 방위산업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은 것이지만 국민의 국군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그 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최근 우리나라를 둘러싼 주변정세에는 몇가지 주목할만한 변화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미국은「FP이건」대통령취임 이래 주한미군의 철수계휙을 공식적으로 철회한 것은 물론, 대한방위공약의 준수를 어느 때보다 굳게다짐하고있는 사실은 특기할만하다.
그렇다고 해서 내나라를 우리의 힘으로 지키겠다는 자주국방노력에 조그만 허점이나 이완이 있을수 없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곳은 바로우리의 자손들이 대대로 살아야할 우리 땅이며, 방위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우리들 자신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현재 대치하고 있는 적은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수 없는 호전집단인 북괴다.그들은 우리의 1·12 및 6·5제의에 담긴 평화정착 노력을 외면한채 아직껏 적화통일의 미망에서 깨어나지 못하고있다.
휴전이후 6만여건에 달하는 휴전협정 위반사태에서 그들의 야욕은 드러난다. 최근 귀순한 한 북한주민이 82년을 통일의해로 정하고 남침준비에 광분하고 있다고 폭로했거니와 영국의 전략문제연구소는 북괴군의 총병력이 60만에서 70만으르 증원됐고 1개기계화여단과 4개특수전여단이 증편되었으며 북괴 해군과 공군도 크게증강된 사실을 알리고 있다.
북괴가 이처럼 군비확장을 늦추지않는 이상 그에 대응해서 우리는 우리의 전투전력을 강화하는 길밖에는 없다. 그래야만 국군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지하는 구실을 다할수 있기때문이다.
한마디로 전투전력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병력수나 병기의 현대화만으로이룩되는 것은 아니다. 군장비의 현대화와 전기훈련의 강화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전장병의 드높은 사기, 투철한 사명감과 정비전력인 것이다.
국토분단과 체제의 대결이란 특수상황에 있는것이 어쪌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에 정신전력 강화의 의미는 한결 절실해진다.
공산주의를 막겠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전장병과 온국민이 뭉쳤을 때 북괴는 감히 불장난을 해볼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33회 국군의 날을 맞아 전장병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장년국군의·위용앞에 뜨거운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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