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전역 최악폭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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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서베를린·본23일AP·UPI=연합】수만명의 서독청년들은 23일 서베를린 본 프랑크푸르트 뮌헨등 전국 주요11개 도시에서 지난 10개월만의 최악의 도시폭동을 전개, 은행·경찰서 및 관공서에 닥치는대로 방화하고 상점을 약탈하는 만행을 자행했다.
이 과정에서 폭동진압에 나선 경찰관 1백여명이 부상하고 25개은행건물 및 수개경찰서가 불붙었으며 폭동관련자 1백2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약 2만여명의 폭동청년들은 이날 서베를린에서 동료1명이 시위도중 사망한데 분개, 헬미트와 마스크를 착용한채 50여명씩 떼지어 경찰서·은행·승용차 및 바리케이드에 불을 지르고 상점을 약탈했다.
청년들의 행위가 폭동행위로 진전되자 경찰은 최루탄과 수포를 사용, 폭동진압에 전력을기울였는데 목격자들은 이날의 폭동이 마치『내란』또는『제2의 북아일랜드사태』를 보는것처럼 격렬했다고 말했다.
서베를린의 폭동과 때를 같이하여 본 프랑크푸르트 하노버 뮌헨 슈투트가르트 브레멘 프라이베라크 및 아헨등 전국10개 도시에서도 청년들의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이번 폭동사태가 확대일로를 치닫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이날 약4백명의 시위자들이 경찰차와 건물유리창을 부쉈으며 다른 도시에서도 이와 유사한 행위가 벌어졌다.
서독청년들의 시위는 실업·주택난등 주로 경제적 이유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날 전개된 서독청년들의 폭동행위는 약2천명의 경찰이 22일 서베를린 쇠네베르크지구의 무단거주자들에 대한 추방조치를 취함으로써 발단됐다.
경찰이 이날 단속에 나선 8개건물 중 5개 건물의 무단거주자들은 경찰의 요구에 순순히 응했으나 나머지 3개건물 점유자들은 바리케이드를 불태우는 등 경찰과 충돌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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